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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앞 여성전용 카페 튤레-여성 동반없는 남성은 사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성신여대생 Y양은 수업이 끝나고 학교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색다른 광경을 접했다.
탁트인 공간 한복판에 소형 당구대가 놓여있고 여대생 3명이 게임에 열중해 있다.당구대를 둘러싼 테이블에는 남녀 한쌍이 맥주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구석 바에서는 20대 직장여성 3명이 남자 바텐더가 따라주는 술잔을 앞에 놓은채 앉아있다. 조용한 분위기가 맘에 든 Y양이 자리를 잡은 직후 20대남자 2명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러자 종업원이『남성끼리는 입장할 수 없다』고 이들을 제지한다.궁금해진 Y양이 까닭을묻자『이곳은 여성만 이용하는 전용카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지난해 12월 성신여대앞 성북경찰서 옆길에 문을 연 카페「튤레」((953)0601)는「여성전용 사교클럽」이라는 이색적인 운영으로 젊은이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20세이상 여성손님만 받는다는 것.남성은 여성과 동행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여성고객은 전원 남자로 구성된 종업원에게 맥주.홍차를 주문해 마시며 여대생등 젊은층은 무료로 개방된 당구대에서 게임을 즐기 기도 한다.
여성전용 카페는 서구.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로 실내에는 당구.볼링.다트게임등 무료 놀이시설을 설치한 스포츠카페 형태가 대부분이다.
남성의 전용물로 여겨지던 놀이를 여성들끼리 부담없이 즐기는 가운데 억눌린 욕구를 풀고 자신들만의 열린 공간으로 삼는 것이다. 「튤레」의 여성을 위한 또다른 배려는 실내를 메운 장식물이다.벽에 걸린 대형 영화포스터.미국 자동차번호판부터 당구대 천장에 늘어뜨린 푸른 휘장,검은 아스팔트와 쪽마루가 혼합된 바닥,창가의 앙징맞은 기차 미니어처,나무를 씌운 화장실 변기까지각종 볼거리들이 요소에서 고객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튤레」의 음식 또한 여성고객의 입과 눈을 함께 만족시키도록고안됐다.동그란 모양으로 담아낸 김치볶음밥,고기와 야채를 아기자기하게 배열한 돈까스는 식사와 분위기를 함께 구하려는 신세대여성의 취향을 겨냥한 것이다.
사장 김상렬씨(31)는『시끄러운 중.고생,술취한 남성들에게 카페를 빼앗긴 여성들에게 편안한 대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성전용카페의 목적을 설명한다.
김씨는 앞으로 여대 개강.종강모임을 유치,불꽃.풍선놀이등 이벤트파티를 개최하고 거리에서 매니큐어.손수건등 여성용품을 판촉물로 배포하는등 여성카페의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튤레」는 인근업소와 같은 가격에 손님은 절반밖에 안돼 아직은 매상이 신통치 않다.그러나 괜찮은 카페라면 먼 곳도 마다않는 신세대 여성사이에『내 손님은 내가 선택한다』는 「튤레」의 전략은 빠른 호응을 얻고 있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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