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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해군 3년 만에 합동 훈련 … 중국·일본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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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4000t급 상륙함(사진)과 1500t급 구조예인함(SB-37)이 5일 오전 한국 해군 장병들의 환영을 받으며 부산 해군3함대에 입항했다. 상륙함은 길이 112.5m, 폭 15m로 전차 10대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부산=송봉근 기자]


러시아 함정 두 척이 해군 부산기지에 4박5일 일정으로 5일 입항했다. 해군은 이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로푸차-Ⅱ급(4000t) 전차상륙함인 페레스베트함과 구조예인함(SB-37.1500t)을 탄 승조원 264명이 해군 제3함대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해군 함정이 들어온 것은 2004년 2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러시아 함정은 한.러 친선 차원에서 양국 해군 간 해상 수색.구조 훈련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러시아 함정의 방한은 최근 동북아시아 해양질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일본.호주 등 해양세력이 연대해 삼각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중국과 대규모 육.해.공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중앙아시아.인도 등과도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미 동맹을 안보 기반으로 한 한국은 해양.대륙 세력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는 분위기다.

러시아 해군의 동해 출현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는 중국.일본이다. 러시아는 발틱함대가 1905년 동해에서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 함대에 궤멸된 기억을 갖고 있다. 이후 러시아는 소련 붕괴 후 95년 해군력의 상징인 항공모함 노브르시스크와 민스크 두 척을 한국에 고철 값을 받고 팔았다. 그러나 일본 측의 항의로 러시아는 항모의 모든 장비.장치를 제거한 뒤 한국에 넘겼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인터넷판에 러시아 함정의 방한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2003년 이후 다섯 번째 실시되는 이번 한.러 해군 공동훈련은 9일 부산 동쪽 앞바다에서 실시된다. 주로 깃발과 탐조등으로 신호를 보내는 시각 신호와 무선통신훈련, 조난.구조 상황전파, 수색.조난 선박 구조 등을 훈련한다. 러시아 측은 7~8일 페레스베트함 등 함정을 일반에 공개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부산=송봉근 기자

◆페레스베트함=전차와 무장병력을 실어 해안에 상륙시키는 상륙함. 40~50t급 전차 10대와 무장병력 190명을 실을 수 있다. <제원.성능>=만재 4000t, 길이 112.5m, 폭 15m, 시속 18노트, 항속거리 1만1100㎞, 122㎜ 함포, 기뢰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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