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받은' 필 미켈슨 우즈와 맞대결서 승리 … 도이체방크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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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미국)이 호랑이를 사냥했다.

켈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골프장(파 71)에서 끝난 PGA 투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와 맞대결을 펼쳐 승리했다. 미켈슨은 5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고, 한 조에서 경기한 우즈는 14언더파 공동 2위였다.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미켈슨은 세계랭킹과 상금랭킹에서 2위로 도약했다. 플레이오프 포인트 순위는 1위로 뛰어 올랐다.

올 초 2승을 거둔 뒤 손목 부상 때문에 부진했던 미켈슨이 다시 한 번 골프 황제에 도전할 계기를 찾은 셈이다. 지난해 포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에게 역전패했을 때 "큰 모욕을 당했다.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했던 미켈슨은 "오늘 승리는 더없이 멋지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린 위에서 승부가 갈렸다. 미켈슨은 전반 9홀에서 11번만 퍼터를 잡았다. 10번 홀까지 5개의 버디로 우즈와의 간격을 5타 차로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우즈는 롱게임이 환상적이었다. 이글 퍼트를 네 차례나 했다. 파5의 3개 홀에서 투온, 파4 홀에서 한 차례 원온을 시켰다. 그러나 우즈는 이 4개 홀에서 3언더파에 그쳤고, 오히려 이글 기회가 없었던 미켈슨이 모두 버디를 기록, 4언더파로 더 성적이 좋았다.

우즈는 후반 들어 맹추격했다. 미켈슨이 12번 홀(파 4)에서 볼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따라갔다. 우즈는 16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미켈슨을 압박했지만 미켈슨이 이 홀에서 버디로 응수하면서 추격은 끝났다. 미켈슨의 퍼팅 수는 23개, 우즈는 32개였다.

단독 선두와 2위로 챔피언 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른 브렛 웨터릭(미국)과 애런 오버홀저(미국)는 우즈와 함께 공동 2위(14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1라운드 직후 기권한 최경주는 포인트 순위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최경주는 "허리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경기에 나가는 데는 지장 없어 세 번째 플레이오프인 BMW 챔피언십에는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4위(7언더파)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 순위 90위에 그쳐 70명만 출전할 수 있는 BMW 챔피언십에는 나설 수 없게 됐다. 나상욱 역시 포인트 순위 98위로 더 이상 플레이오프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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