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학습지 난립 전문가의 조언-현은자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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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습지는 원칙적으로 불필요하며 주의집중력이 5~10분에 불과한 만5세미만의 유아에게는 오히려가정교육환경을 저해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 성균관대 玄殷子교수(35.아동학)는 최근 조기교육붐을 타고학습지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유아용학습지 범람현상에대해 먼저 우려를 표시했다.
玄교수는『가정이 아동의 도덕적.정서적.지적능력을 고르게 발달시키는 완벽한 전인교육의 場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불구하고 일부 학부모들의 과욕이 유아까지 경쟁과 학습강요의 場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학 습지 이상열풍을 비판했다.
玄교수는 93년 한국유아교육협회지에 발표한「사설학원과 가정 중심의 조기교육 실태 연구」를 통해 서울시내 유치원과 초.중생1천2백3명을 표본조사했다.
조사대상중 무려 76.9%가 취학전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나타났으며,취학전 교육의 48%를 차지한 학습지 교육동기는「학업을 위해서」가 첫번째(18.6%)로 나타났고 「주위에서 모두시키니까」「자녀가 졸라서」등의 비교육적인 동기 도 34%이상이나 돼 교육적 측면에서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아동의 학습지 교육실태를 살펴보면 손도 대지 않은 학습지가쌓이는가 하면 아동이 부모에 의해 강요된 학습에 참여하는 사례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지적하는 玄교수는『이같은 교육 아닌 교육은 오히려 조기에 학습에 대한 실증과 공포를 유발함으로써 어머니에 의해 놀이처럼 이끌리는 자연스런 참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玄교수는 학습지선택요령에 대해▲최소한의 지적.신체적 발달이 이루어진 만5세 이상의 아동이▲주입식.반복식 방법이 아닌 학습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키도록 내용이 구성된 상품을▲하루 30분을넘지않는 시간동안 풀 수 있는 학습지를 선택해 줄 것을 권했다. 또 玄교수는 학습지 시장이 업체의 자율심의 기능에 맡겨져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구독을 결정하기 이전에 부모가 꼼꼼이 교재를 살필 필요가 절실하다』면서『초등저학년 시험철폐와 수능시험 출제경향등 전반적인 교육환경변화추세에 비추어 무 리한 주입식교육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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