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내년 선거에 거는 기대

내년 6월의 지방자치선거를 지방선거로만 단순 평가해서는 안된다.우선 金泳三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단연 주목거리다.새로 제정된 통합선거법이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인가를 판가름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거판을 통해 어떤 정치 판도를 그리려 할 것인가도 물론 주목할 점이다.명예직인 각급 의원 선거야 시들하겠지만 實權이 주어지는 자치단체장의 경우는 공천에서 선거에 이르기까지 死生결단의 混戰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고 보면 政黨의 민 주성,선거관리의 공명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은 분명하다.
흥미 위주로 보더라도 내년 선거는 훌륭한 구경거리다.서울을 어느 黨의 누가 평정할 것인가.서울은 文民政權 아래서도 야당 성향을 유지할까.그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여당은 어떤 후보를시장선거에 내세우고 어떤 선거전략으로 싸울까.지 더라도 깨끗한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대통령의 다짐이 선거전을 통해 立證될 수있을까.萬의 하나 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었을 때 정부와의 사이에 벌어질 험악한 관계는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까.대통령의 텃밭인 釜山에서는 民主黨등 야 당의 票가 얼마나 나올 것이며,민주당의 아성인 湖南은 계속 야당의 지지기반으로 남을 것인가 등등 궁금한 것은 한이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 선거는 이미 전초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金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도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金대통령의 정치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불행히도 정부나 民自黨의 정국운용을 보면 대통령에게 걸려있는 막중한 정치적 부담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 사이에 드러나고 있는 여러 冷戰 기류는 자칫 커다란 개편의 회오리를 몰고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에 벌어지는 價値混沌과 顚倒현상들을 방치한 채 선거를 치를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집권당이 아닌 여당 구실을 하기에도 역부족인 현 체제를 끌고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政局의 불안을 장기화하는 것일 뿐이다.
在野라는 동맹세력의 대부분을 잃은 민주당이 어떻게 건강을 회복해 내년 선거를 치를 것인가는 비단 야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허약체질의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 당당하게 싸울 것인가 여부는 바로 건전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한 잣대이 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치 현안들에 대해 정면으로 대결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내년 선거의 의미를 낮게 평가하고있다는 인상이 짙다.민주당은 좀더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야당답다.
통합선거법 제정으로 선거의 공명성이 보장된 것은 틀림없지만 그 의미를 過信한 나머지 타락선거의 씨앗이 말끔하게 씻겼다고 볼 수는 없다.이는 정치판.선거판의 본질과 생리를 일부러 외면하려는 作爲的인 시각이다.
특히 선거자금 문제는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면을가지고 있다는 것을 立法 당사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정치자금의 제한은 고속도로의 속도제한과 같은 것이다.사고가난 뒤에나 過速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속성을 가 지고 있다는 말이다.문제는 믿는데가 있는 입후보자 개개인이 얼마만큼 공명선거에 대한 집념과도 같은 의지를 가졌는가에 따라 선거판의 기상도는 달라질 수 있다.그런 점에서 최근의 事前選擧運動 파동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후보個人 의지에 달려 지난번 全北道의원 補選의 투표율이33%대로 낮았다는 것은 의미있는 현상이다.낮은 투표율이 선진국의 일반적 경향이라고 보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日本의 한조사는 景氣의 침체국면과 保守-革新의 兩極체제 붕괴가 낮은 투표율로 나타 났다고 보고하고 있다.體制와 反體制간의 극한적 대결상태가 해소된 내년의 지방선거에서 어떤 패턴의 투표율이 나타날지 주목할 점이다.체제도 反체제도 아닌 나는 꼭 투표할 것을벌써부터 다짐하고 있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