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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농축·저농축 UEP 둘 다 신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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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이클 그린(현 조지타운대 교수.사진) 전 미국 백악관 아태 선임보좌관은 "최종 결과를 봐야겠지만, 일단 미국과 북한이 연말까지 불능화와 전면신고에 합의한 것 자체는 훌륭하며(great) 의미가 크다(significant)"고 2일 평가했다. 이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2차회담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모든 북한 핵의 연내 불능화에 합의한 것을 긍정 평가한 것이다.

그린 전 보좌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전면 신고를 합의한 이상 북한이 신고해야 할 대상은 최소한 네 가지"라고 지적했다. 즉 "영변 원자로와 관련된 모든 시설과 50㎏ 이상 추출된 것으로 알려진 플루토늄 및 고농축과 저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일체, 그리고 핵무기"라는 것이다.

그린 전 보좌관은 특히 "미국이 최근 북한의 우라늄 프로그램을 고농축 우라늄(HEU)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이라고 바꿔 부르기 시작한 건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을 파악해 온 미 에너지부가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과 저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둘 다를 개발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을 모두 포괄하는 UEP로 용어를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은 반드시 고농축과 저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둘 다의 내용을 상세히 신고해야 합의를 충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북한 우라늄 프로그램=미국은 북한이 1990년대 말 파키스탄의 '핵개발 아버지'로 불리는 A Q 칸 박사로부터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수십 개를 도입한 데 이어 2002년까지 관련 물품들을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이 이들 물품으로 우라늄 핵무기를 만들었을 가능성을 추궁했고, 북한은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나중에 번복)함으로써 2차 북핵 위기가 터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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