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백 금감원 특별고문 영입 중재한 이승희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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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한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또 공직사회가 좀더 국제화되고 열린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홍콩 금융감독청 윌리엄 라이백(右) 부총재의 한국 금융감독원 특별고문 영입(본지 8월 31일자 E4면 참조)을 중재한 민주당 이승희(左) 의원의 말이다.

 지난해 11월 이 의원은 우리은행 홍콩 투자은행(IB) 지점 개소식에 라이백과 함께 초대받아 나란히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국제 금융산업에 대해 잠깐 얘기했는데 그렇게 해박하고 구체적일 수가 없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두번째 만남은 올 1월이었다. 이 의원이 포함된 의회 연구모임이 ‘중국대장정’ 마지막 일정으로 홍콩에 들러 라이백을 만났다. 금감원 국감을 치뤘던 그는 한국 금융산업 발전방향에 조언을 구하고자 했다. 이 때 이 의원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은행의 담보대출 부실문제에 대한 처방을 물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는 거미줄 지표와 낙타시스템 등 선진 기법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인상이나 대출중단 지시가 수단인 한국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 의원은 그 자리에서 8월 퇴임 후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그의 말을 듣고 즉석에서 한국행을 권했다. 대답은 ‘노’였다. 그는 10번이 넘게 홍콩을 자비로 방문해 그를 설득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라이백은 기자에게 이 의원을 ‘지독한 협상가(tough negotiator)’라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은 “국내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 소신을 행동을 옮긴 것일 뿐 아무런 정치적 의도는 없다” 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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