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형제 운영 5개사 특별세무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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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씨가 추진 중인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아파트 신축 현장. 10만4337㎡의 부지에 1475가구를 지을 계획으로 현재 부산시가 사업 심의 중이다. [부산=송봉근 기자]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주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던 건설업자 김상진(41)씨 소유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31일 전격 재개됐다. 특히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던 김씨는 물론 그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에까지 전방위적인 특별세무조사가 시작됐다.

부산지방국세청은 31일 오후 5시 김씨 형제가 대표로 있거나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한림토건을 비롯, 주성건설.일건건설 등 5개사에 대한 '심층세무조사'(옛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에 20여 명의 조사반을 투입해 자료 일체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이들 5개 회사 가운데 김씨가 실소유주인 한림토건과 주성건설 등 2개사는 이미 지난해 8월 부산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아 50억원가량의 탈루 세금에 대한 추징 결정이 내려졌으나 김씨는 15억원만 납부한 뒤 폐업하는 수법으로 추징을 면했다. 일건건설은 정 전 청장에게 1억원을 주고 무마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동일 사안에 대한 중복 세무조사는 원칙적으로 하지 않지만 명백한 조세탈루 혐의가 추가로 발견되거나 세무조사 후 추징액 결정에 문제가 있거나 미흡하다고 판단돼 재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10월 초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김씨가 로비를 벌여 세무조사를 면한 것으로 검찰조사에 밝혀진 부산 연제구 연산8동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일건건설에 대해서는 더 철저한 조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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