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탈리아총선 右派연합 승리 배경.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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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후 46년동안 독주해온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이 붕괴되면서 실시된 27~28일의 총선거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중심으로 한「자유동맹」은 과반수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제2공화국을 출범시킬 수 있게 됐다.
반면 지난해 지방의회 선거를 휩쓸며 脫냉전이후 서유럽 최초의공산주의 정권을 예고했던 舊공산당의 후신인 좌익민주당(SDP)의 좌파연합「진보동맹」은 30%대선에 머물러 정권창출의 꿈이 무산됐다.
정치적 이념이 다른 이질적 집단으로 급조된 우파연합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전체 유권자의 40%정도를 차지하는중산층의 표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좌파가 집권할 경우 정치적 불안정과 사유화 정책의 변동등경기침체를우려한데다 가톨릭교회의 개입으로 고조된 레드콤플렉스도크게 작용했다.
이에 반해 좌파의 리더인 SDP는 급진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재건공산주의당을 끌어들임으로써 중산층의 표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제2공화국은 색깔.이념이 완전히 다른 좌-우파의 同居의회를 구성함으로써 정치안정이 의문시되고 있다.
자유동맹 내부적으로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베를루스코니의 포르자 이탈리아(전진 이탈리아)는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중도우파를 피한다는 단순한 동기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북부동맹및 新파시스트계인 국민동맹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따라서 정치적.경제적 노선이 다른 3정파는 제 갈 길을 걷게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자신이 방송국을 3개나 운영하는 재벌인 베를루스코니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작업에 마지막 메스를 가할 수 있을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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