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학생 고객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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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학내에 출장소등 점포마련 안간힘/일부 사립대선 수십억 대출조건 요구
대학생도 은행의 큰 손님으로 등장했다. 은행마다 서로 대학안에 출장소를 내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려고 야단이다.
일반 은행 점포의 4분의 1 크기인 출장소(직원 7∼8명)에서 수천명의 특정고객을 「독점」해 큰 노력없이 예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다 곧 사회인이 될 예비고객을 미리 잡아두는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대학안 은행점포는 등록금 납입과 하숙비·생활비의 송금창구가 됨은 물론 과외지도 등 아르바이트로 수입이 짭짤하고 신용카드 사용 등 씀씀이가 커진 대학생 고객의 「주거래 은행」 역할을 한다.
그러나 주요 대학에는 이미 기존 시중은행이나 농협 등이 들어가 있어 후발은행들은 자리 뚫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떤 사립대의 경우 점포 설치 조건으로 재단에서 수십억원의 대출을 요구하기도 하며 교직원 대출도 잘 해줘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출장소에서 서울시내 대형 지점과 맞먹는 예금 실적을 올리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안 점포중 예금이 많기로는 연세대안에 있는 한일은행이 으뜸으로 예금액에 걸맞게 출장소가 아닌 지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말 예금잔액이 어지간한 서울시내 지점의 세배 수준인 1천억원선을 넘어섰다.
서울·부산·충북대 등 7개 국립대에는 농협이 나가 있다. 86년에 예금 취급소에서 지점으로 승격된 서울대 농협지점의 작년말 예금잔액은 3백36억원이다.
최다 대학진출 은행은 이화여대 등 13개 대학에 나가 있는 조흥은행인데,올초 한양대 안산캠퍼스 등 3곳을 새로 뚫었다.
이중 이대(93년말 현재 1백86억원)의 예금이 가장 많으며 작년 한해 67억원이 불어났다.
현재 상업은행은 전주대와,제일은행은 광운대와 출장소 설치를 협의중이며 서울신탁·국민은행도 올해중 1곳 설치를 목표로 잡았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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