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중 자주 끊어지고 “윙…” 소리/DJ측근이 밝힌 「동교동도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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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또한다” 욕하면 다시 맑아져… 체신부선 “언급곤란”
김대중씨 비서들은 동교동 근무를 할때 가장 괴로운 것은 전화를 거는 일이라고 말한다. 추운 겨울에도 집을 나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청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을 만들어놓은 지난 겨울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동교동 집주변의 공중전화 두곳도 안심이 안돼 서교동이나 신촌 등으로 가서 건다고 한다.
김 이사장이 일산에 체류중일땐 전화대신 직접 현지에 가서 보고를 한다는 것이다.
아·태평화재단의 홍보비서인 장성민씨는 도청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중요한 내용을 말할 때면 자주 끊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장 비서는 『홍업씨(김대중씨 둘째아들)와 통화를 하는데 연거푸 네번이나 끊어져서 「전화를 왜 끊어. 너무하지 않아」라고 화를 냈더니 그 다음에는 대화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국제전화를 할 때 특히 심해 다시 연결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윙­』하는 잡음도 심하다는 주장이다. 장 비서는 통신전문가들로부터 도청할 때 나는 소리라고 들었다.
또 한가지는 깨끗하게 들리다가도 중요한 얘기가 길어지면 전화속의 목소리가 갑자기 아주 작아지면서 『찰카닥』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다 『이×들 또 도청한다』고 욕설을 하면 다시 커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체신부 이종순대변인은 『언급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전에 도청이 수사기관에 의해 가능했는지는 모르나 지금은 체신부의 입장에서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표시만 하고 있다.
민주당 수뇌부는 이를 중대한 정치문제로 규정,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하는 이례적인 신속성을 보이면서 우선 이회창총리에게 항의단을 보내기로 했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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