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의제별 대화록<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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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거치유 한국만큼 일도 노력해야”/김 대통령/“정신대문제 해결 후속조치 검토중”/호소카와
24일 정상회담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장시간 논의하는 바람에 예정시간을 10분 초과해 85분간 진행. 이에 따라 당초 거론키로 했던 한·일·중 3국간 한자의 국제화를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 등 세가지 사업은 논의하지 못하고 26일 2차 확대정상회담으로 이관.
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과거사문제와 관련,『소위 침략이나 억압을 당한 사람이 수치지만 침략·억압한 사람도 수치』라면서 『한국은 우리 나름대로 과거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일본도 나름대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다음은 두 정상이 나눈 의제별 대화요지.
◇북한 핵문제
▲김 대통령=IAEA의 결정에 따라 북한 핵문제가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대북 강경대처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화의 문을 꾸준히 열어놓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연전술을 계속할 경우 우리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북한의 예측불가성과 모험주의적 노선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어떠한 우발적 상황에도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춤으로써 한반도 안정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일 공조체제를 기반으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모색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인 만큼 유엔안보리에서의 대북조치 등에 있어 한일간에 긴밀한 협조체제가 유지되기를 기대합니다.
▲호소카와 총리=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시사한 최근 북한 외교부 성명은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앞으로 유엔조치와 관련,국제사회가 일치 단결해 확고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과 대화창구를 남겨놓은채 단계적·점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은 유엔안보리에서 어떤 조치가 있을 경우 헌법의 범위내에서 책임있는 대응을 할 것입니다.
◇한일 과거사문제
▲호소카와 총리=사할린 거주 한국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영주귀국을 원하는 한인 지원방안을 가능한한 조속히 마련해 양국간 및 러시아와 협의해 나가고자 합니다.
▲김 대통령=일본뿐만 아니라 러시아와도 관계가 있으니 앞으로 노력해 일본정부 주도아래 조속히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종군위안부문제
▲김 대통령=한국정부는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물질적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천명한 만큼 일본정부의 후속조치는 기본적으로 일본 스스로가 결정할 사항입니다.
▲호소카와 총리=일본정부는 현재 그 후속조치를 검토중에 있습니다.
◇인적·문화적 교류
▲김 대통령=양국 장래를 짚어질 청소년간의 교류가 양국관계의 지속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호소카와 총리=양국간 선린관계 증진 차원에서 금년에 한국유학생 1백명을 일본에 초청할 방침입니다.<동경=김현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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