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호텔.항공기등 예약난 허니문 해외로 뺏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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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만성적인 호텔.항공예약난,바가지 상혼,비싼 여행경비등의 악재로 제주등 국내 신혼여행관광지가 갈수록 인기를 잃어 괌.사이판.동남아등 해외로 손님을 뺏기는 현상이 가속돼 우리 관광산업의국제 경쟁력제고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 46만여쌍중 15%정도가 해외신혼여행을 떠났으며 이중 절반가량은 호텔예약을 못하는등 부득이 해외行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들이 신혼여행경비로 해외서 쓴 돈만 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 산된다.
국제화시대에 해외신혼여행이야 오히려 권장될수도 있는 일이지만우리 관광지가 우리 신혼부부는 물론 외국 신혼여행객들도 끌어들일수 있을만큼 시설과 여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약난=결혼식이 대부분 주말에 이루어지는 관계로 제주도의 경우 매주말 신혼여행객들은 내외국인관광객에 밀려 호텔방및 항공석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편의 경우 거의 매주 토요일 오후6~7시사이 양대민항은 제주행특별기를 띄우고 있지만 추가공급좌석은 3백석미만에 불과하다. 제주도내의 관광호텔은 93년말 기준으로 특1급 3곳,특2급 6곳,1급 11곳,2급 10곳,3급 5곳등 총35개로 보유객실수는 총 4천1백여실이나 이중 특급호텔은 2천여실이다.그러나 신혼여행객들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에 밀려 주말에 방구하기가 힘든 상태이다.
◇高물가=제주도내 최고호텔중의 한곳인 S호텔투숙비는 1박당 19만9천6백50원(해변쪽기준,세금.봉사료포함)으로 3박4일간체류할 경우 방값 59만8천9백50원.항공료 19만9천6백50원.식비 약20만원.관광비용 약10만원등 1백1 0만원이 최소경비다.이 비용이면 괌이나 사이판등지에서 3박4일이 가능한 것으로 가격경쟁면에서 열세다.
여행사단체프로그램에 합류할 경우 주말 86만원.주중67만원선이나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개별신혼여행때보다 크게 절약되지 않고 있다.
◇유인책부족=양대민항은 괌.사이판.하와이.방콕등으로의 신혼여행객들에게는 요금을 5~10% 할인해주고 있지만 국내선이용 신혼부부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신혼여행객을 대상으로한 호텔패키지상품의 경우 3박4일체류기간중 단1끼의 저녁식사만 제공,매끼를 제공하는 외국의 신혼상품과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신혼여행객들은 아침식사를 위해 택시를 타고 나가기도 번거로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호텔의 비싼 음식을 사먹고 있는 실정이다.
요금적용도 화.수.목요일만 주중요금일 뿐 금.토.일.월요일이하루라도 끼면 숙박일 모두를 주말로 산정,할인혜택을 주지 않고있다. 관광도 웬만한 곳은 별도의 경비를 부담해야 하는 선택품목에 들어있어 항상 예기치 못한 지출이 따르고 있다.
한국관광협회 張哲熙회장은『협회차원에서 주중.주말차등요금적용.
항공사요금할인등을 거듭 건의해 왔지만 업체간의 이해관계가 서로맛물려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며『업체 스스로가 내국인 신혼여행객유치 효과가 외래객유치에 버금간다는 인식아래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愼重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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