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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주부통신>11.미국 인식바뀐 구매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장애인모델 시대가 온 것일까.정기적으로 가정에 우송되는 백화점 상품광고에서 다리보조기를 낀 장애어린이가 다른 어린이들과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컴퓨터광고에서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스스럼없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이 보이고 기성복 광고책자에는 인조다리를 가진 스키어가 등장한다.아동복.비누.치약.식품.청바지.컴퓨터등 각양각색의광고에 장애인들이 어엿한 모델역할을 한다.
미국내 장애인 숫자는 총인구 약 2억4천8백만명중 약 4천3백만명.이들도 상품구매자라는 사실을 광고주들이 깨닫게 되면서「장애인 모델시대」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이와함께 TV드라마에도 장애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인생은 흘러간다」에서는 정박아인 크리스 벌크가 비중있게 다뤄진다.
유명한 어린이 프로그램「세서미 스트리트」에서도 정박아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글자며 숫자를 배우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장애인 역할」을 한다기보다 극중의 한사람으로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한다.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장애인은「어딘가 잘못된 사람」,즉 그들을 TV에 등장시키는 것이 일종의 금기사항이었다. 배우이자 모델로 활약중인 신체장애인 샤롯 프라이스는『장애인는 아무일도 할수없는 존재였던 과거와는 달리 장애인도 뭔가 할수있는 존재로 평가받게된 셈』이라고 말한다.
80년대말까지만 해도 광고주들은 휠체어 장애인을 광고모델로 쓰는 것을 거부했다.어쩌다 장애인이 모델로 등장하는 경우란 장애인보호를 위한 포스터에 유명인사와 함께「장애」에 초점을 둬 그 모습을 드러내는 정도.TV에서도 눈물을 짜내기 위한 장면에서 잠시 이용되는(?)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난 90년6월 부시대통령이「미국 장애인법」에 서명,91년1월 이 법이 발효된 이래 모든 공공건물.공원.놀이터에는휠체어로도 드나들수 있는 경사로와 넓은 통로가 생겼다.공원표지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가 곁들여졌다.이 제는 휠체어를이용해야하는 장애어린이들이 보통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수있는시설을 갖춘 놀이터도 드물지 않다.
장애인들도 독립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할수있다는 인식은 고용의측면에서도 엿볼수 있다.예를들어 식품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장애인수는 지난 5년간 약 16% 증가했다.美전역의 마리트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장애인 종업원이 약 8천명,피 자 헛에도 1천명에 이른다.유명한 백화점 체인 시어스社에서는 고용원의 6%가 장애인이며 미국우편국(US Postal Service)직원의 5%도 장애인이다.
3년전 칼렛 허시 & 스펙토 광고대행사는 전국적 도매상점 체인 K-마트社로부터 자기상점의 고객들을 광고에 등장시켜 달라는주문을 받았다.이 광고대행사의 피터 허시는 직접 K-마트 현장을 방문,고객들은 각양각색의 인종들로 구성된 남 녀노소로 적잖은 장애인들이 섞여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리고 광고모델을 뽑으면서 아주 당연히 장애인들을 포함시켰다.
그 광고들은 기대이상으로 호평받았으며 최근의 K-마트광고에는휠체어를 탄 여성이 친구와 함께 물건을 사면서 장난치는 광경을볼수있다.
전국적인 도매상점 체인 타깃이 처음 장애어린이를 광고 모델로등장시키려했던 3년전만 해도 마땅한 모델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매달 장애인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키고 있다. 타깃의 보브 태커사장은『안경 쓴 모델을 쓰듯 장애인 모델도쓴다』고 말한다.또『다른 업체가 우리의 상품판매 전략을 모방하는 것은 달갑지 않지만 장애인 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점만은 좀더 많은 업체들이 모방하기 바란다』고도 한다.
최근 점점 보다 많은 광고주들이 광고에 각양각색의 장애인들을등장시키자 일반인들은 이제 장애인들을 특별하게 여기지않게 되었다. 광고내용도 장애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그들을 광고장면에 자연스런 일부로 등장시키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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