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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체들 떠나면 아프간 상황 더욱 악화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심 페크랫(Nasim Fekratㆍ24)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현재 수도 카불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afghanlord.org)를 운영하며 세계인에게 아프간 소식을 알리고 있다.

나심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스스로를 ‘독립된 미디어’로 소개하고 있다. 기자는 미국판 싸이월드라 불리는 페이스북(facebook.com)에서 그를 만났다. 페이스북은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해 국가별로 네트워크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페크랫은 2004년 12월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글을 남기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이번 피랍 사태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을 납치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탈레반의 납치는 작년부터 시작된 것 같다. 납치범들은 스스로 탈레반이라고 주장하는 반정부 세력이다. 그들은 정부에 협조하는 (아프가니스탄) 시민들까지 납치한다. 탈레반들은 감옥에 갇혀 있는 동료들의 석방을 위해서 납치라는 비인도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은 한국인의 봉사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얼마전 어떤 모임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됐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한국인들이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의료 및 교육 봉사 활동을 위해 이곳에 왔다. 한국 사람들이 설립한 학교와 시설들이 많이 있다. 한국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이번 납치 사태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이번 납치 사태에 대해 무척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보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늦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아프가니스탄이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사실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위험한 나라가 아니다. 9ㆍ11테러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은 위험한 나라였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위험한 나라가 아니지만 국제 사회의 이목에서 벗어난다면 위험한 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세계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을 잊는다면 위험한 곳이 될 것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늦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외국인들은 수도 카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쇼핑을 한다. 또한 자유롭게 사업을 진행한다. 물론 사람들이 특별한 준비없이 위험한 지역을 여행한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납치된 한국인들은 위험한 칸다하르 도로를 선택했다. 칸다하르 도로는 현지인에게도 위험하다. 아프가니스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현지 경찰과 관리들과 함께 여행해야 한다.”

-만약 봉사단체들이 아프간을 떠난다면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아프가니스탄에는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봉사단체들이 있다. 그들이 쉽게 아프간을 떠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봉사단체들과 봉사원들이 아프간 아이들을 돕고 있다. 이번 납치 사태로 봉사단체들이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봉사단체들이 떠나면 아프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

-일반 국민들에게 탈레반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

“탈레반은 야만적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살해한다. 탈레반은 정부에 동조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시민과 외국에서 온 봉사단원들을 살해한다. 그들이 아프간을 통치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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