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 방중계기로 본 중국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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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中國이 東아시아 외교의 중심이 되고 있다.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일본총리가 19일부터 3일간 訪中하게 된다.이에앞서 지난주에는 美國의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중국을 다녀갔다.
호소카와총리는 중국방문을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한국의 金泳三대통령을 만나며 金대통령은 반대로 중국에 들어간다.
올들어 중국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일련의 외교활동은 거의 중국이 이니셔티브를 잡고있는 感이 든다.
호소카와총리 방문은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이에비해 크리스토퍼장관 경우는 지난 2월중순 미국이 중국에 요청,중국이 수락한 형태다.
중국이 경제면에서 자신이 붙은데서 나오고 있는 행동의 변화다. 이번 호소카와총리의 訪中은 세계최대 정치외교현안중의 하나인북한核문제가 다시 핫이슈化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對美.
對아세안등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외교를 펴야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고도의 균형감각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
日.中간에 드러나고 있는 뜨거운 현안은 사실 없다.
그러나 東아시아가 일본의 안전보장에 死活的 의미를 갖고 있다고 여기는만큼 정치현안으로써 지속적으로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중국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南지나해에서의 군사확대,제3국에 대한 무기수출,중국의국내인권문제등에 중국이 자제력을 갖도록 협조를 부탁하는 것도 일본의 머리속에 들어 있다.
지난 2월말 朱鎔基부수상이 사전답사해 조정을 마친 호소카와총리의 訪中회담내용중 경제문제는 우선 96년부터 시작하는 제4차對中엔차관확약(중국은 5년간 1조5천억엔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일본은 수천억엔정도로 생각중.제3차분인 90년 ~95년은 8천억엔규모),엔차관의 용도를 사회간접자본에서 환경중시로 유도,日.中환경보호협력협정 체결,관세인하 교섭개시,중국경제개발의 연안에서 내륙중시로 유도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중국이 원하고 있는내년도 가트가입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총리를 축으로한 日.中.韓 순회외교를 통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잡으면서 중국으로 하여금 지역안보에 동참토록하고 중국의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을 對中외교의 골격으로 삼고 있다.
中國은 한반도 외교를 활발히 하여 북한을 계속 설득하는 동시에 美.日등의 對北경제제재를 말리는 입장이다.
金대통령의 訪中을 중시하는 것도 남북대화 실현으로 긴장완화를도모한다는 기본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입장에서 볼때 인권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의 對中최혜국대우(MFN)연장여부 결정이 오는 6월말로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對美카드가 되는 것이다.
미국도 인권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지만 클린턴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외교로 돌아선게 사실이다.올들어 1월중순 벤슨재무장관이訪中,중국과 금융.외환.투자에 관한 준각료급 작업부회를 적어도1년에 한번씩 열자고 합의를 했는가하면 2월에 는 상무차관,농무부장관,무역대표부(USTR)방문단이 중국을 찾아갔다.중국측의태도경화보다는 서서히 양보를 끌어내면서 거대시장을 노리는 작전변경이랄수 있다.
일본도 3월1일 북경에서 방위당국자들이 日.中안보협의를 가졌는가 하면,오는 20일 韓.中.日환경전문가들을 모아 오사카에서제1회 환경리사이클국제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중국은 내달 최대의 대형경제대표단을 미국에 파견,8백개이상의 대규모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유치공세를 벌일 예정이다.臺灣견제와 아울러 최혜국대우 연장문제를 풀어보겠다는 뜻도 숨겨있다. 美.日간의 경제외교경쟁을 조정해가면서 자신의 경제개혁에 계속 드라이브를 거는 중국의 외교력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북한핵은 중국에 자꾸 점수를 주고 있는 加點요인인 셈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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