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정기국회서 이명박 국감" 안상수 "이 후보 음해 몇 배 갚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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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 격돌이 또다시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이명박 국감으로 치르겠다"고 벼르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몸을 불살라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나라당 경선에선 검증 공방이 주로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펼쳐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대가 국감장으로 바뀌고, 성격도 대선 전초전으로 격상될 것 같다.

김효석 민주신당 원내대표

민주신당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 계획을 들고 나왔다.

아예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 회기 중 진행될 국정감사를 '이명박 국감'으로 치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효석(전남 담양-곡성-장성.사진) 원내대표는 27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정기국회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검증을 통해 신당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다른 당 대선 후보 검증의 장으로 만들려는 계획에 대해 그는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통해 이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주요 검증 대상으로 우선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꼽았다.

그는 "야당 후보의 최대 공약이므로 당내에 한반도 대운하 검증특위를 만들어 철저히 검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앞세우고 있는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정면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대표는 "우리 경제가 투자 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많은 국민이 대운하에 관심을 갖는 것도 국책 사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며 "국책 사업은 한계 생산성이 중요한데 이런 사업을 하게 되면 국민소득이 뒷걸음질치게 된다. 일본은 1000조의 돈을 동원해 토목사업을 했지만 경제에 멍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민주신당은 정기국회 때 상임위별로 이 후보 검증팀을 짜기로 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 및 차명 재산 의혹(건교위) ▶ BBK 주가 조작 사건 및 부동산 투기 연루 의혹(재경위.정무위) ▶서울시장 재임 시절 각종 의혹(행자위) 등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명박 후보를 거꾸러뜨리려는 민주신당 대선 주자들의 측근 의원들까지 가세하면 9월 국감의 열기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 후보 검증 계획을 내놓은 것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선 후보에 대한 자체 검증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민주신당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자기 당 검증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의 당 후보 검증만 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이다.

"국회에서 여야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원내 사령탑으로선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정욱 기자

안상수 한나라 새 원내대표

한나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김형오 원내대표 후임에 3선의 안상수(과천-의왕.사진) 의원을 선출했다.

신임 안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에 단독 출마해 의총 참석 의원 95명의 박수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경남 마산 출신인 안 원내대표는 검사, 인권변호사를 거쳐 15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당내 기구인 '공작정치 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을 맡아 신상 자료 유출 사건과 각종 고소.고발 사건에 적극 대응했다. 그래서 본인은 '중립'을 지켰다고 주장하나 당 안팎에선 그를 '친 이명박' 인사로 분류한다.

안 원내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호위무사'역을 자임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국정 파탄, 좌파 세력이 2002년보다 더 교묘하고 악랄하게 우리 후보를 음해할 것이다. 모두 정의의 투사가 돼 사술(邪術)을 일삼는 공격을 분쇄해야 한다"며 "몸을 불살라 그 사람들과 싸우고 우리를 공격하는 몇 배를 되돌려 주자"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한 이규택 의원이 "이 후보 측 인사들이 독식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중립 모임인 '희망모임' 대표로 원만한 경선이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해 왔고 어느 캠프에도 들어간 사실이 없다. 앞으로 탕평 인사를 하겠다."

-향후 원내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올 대선이 흑색선전에 의해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김대업식 공작정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저쪽에서 이 후보를 흠집 내고 국회를 흑색선전장으로 만든다면 국민과 함께 몇 배로 갚아주겠다."

-정기국회에서의 국정감사 전략은.

"범여권이 이명박 흠집 내기 흑색선전에 진력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우리는 민생국회로 유도하는 데 주력하겠다."

◆정책위의장엔 이한구=안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에는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한구(대구 수성갑.재선.사진) 의원이 당선됐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 신임 정책위의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낸 뒤 16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7대 총선에선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시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눌렀다. 이번 경선에선 중립을 표방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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