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있는고향>靈芝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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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환절기에는 몸이 축나기 쉽다.「남편에게 보약이라도 먹여야 할텐데….」아내되는 이들의 마음씀이 분주하다.
정성만한 보약이 없다 했다.
시장에 나가는 길에 약재상에 들러 값은 좀 비싸더라도 두눈 질끈 감고 고생하는 가장을 위해 영지버섯을 구하도록 한다.
이름도 희한한 구멍버섯과에 속하는 영지는 불로초.芝草.三秀.
영지초.만년버섯이라는 이명을 지니고 있는 바,분류상으로는 하등식물이지만 이것이 예로부터 신령스런 보약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과거에는 영지를 福草라 하여 상서로운 완상.장 식용의 식물로 기르기도 하였다 한다.
영지의 기미는 뜨겁고 쓰다.여러가지 아미노산과 수용성 단백질.스테로이드물질 등이 함유되어 있어 비특이적 면역능력을 향상시키고,호흡기 계통의 진정작용.강심.혈압강하.소증.구어혈 따위의작용이 있음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또한 간을 보 호하는 작용이있어 손상된 간기능을 회복시켜준다.
따라서 허약자나 병고를 치른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보약재로 쓰임은 물론 저.고혈압,각종 빈혈,만성간염,자반병(紫斑病:피부나 피하조직에 자줏빛 얼룩점으로 피가 엉기어 점막이나내장에 출혈을 일으키는 병),신경쇠약,불면증,심 장병,동맥경화증,만성기관지염 등에 효험이 있다.
이토록 뭇 질병의 치유에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는 불로장생의 영지를 재료로 영험있는 영지차를 만들어 마시는 법은 간단하다.그저 버섯대.버섯갓.버섯갓밑층으로 이뤄진 自實體를 잘게 썰어 버섯 높이를 웃돌만큼 물을 붓고 한시간 남짓 달인 후 잘 걸러 마시면 된다.
다시 물을 붓고 이번에는 좀더 오래 다려 찌꺼기를 짜버리고 역시 잘 걸러 음용한다.쓴맛이 싫은 사람은 영지차 한잔에 꿀을한 술 정도 타 마시도록 한다.
근자에는 영지가 암및 심장질환과 혈압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전해져 음식점에서 닭이나 오리고기를 이용한 영양식을 만들 때도영지가 곁들여 이용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영지를 이용한 가공식품처럼 인삼과 함께 탕전해 마셔도 좋다.
아무튼 탕약으로서건 차로 마실 경우건 얼마동안은 꾸준히 상복을 해야 효과가 있다.
두통.만성피로.식욕부진.소화장애.협심증 등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시달리는 병이랄 수 없는 병으로부터의 해방은 멀지 않다.
만일 아내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원망에 앞서 스스로 영지를 달여 쓴맛을 음미하도록 하자.매화 향기가 코를 찌르는 따스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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