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병대 ‘자원봉사 동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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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24일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소재 양로원 ‘따뜻한 집’에서 땔감으로 사용할 장작을 패는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한·미 해병대가 연합훈련 중에도 봉사활동으로 동맹관계를 다졌다.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8월20∼31일)에 참가 중인 미 해병대 제3해병기동군(Ⅲ-MEF: Marine Expeditionary Force)과 한국 해병대 장병 등 30여명이다. 이들은 뜨거운 늦더위에 땀을 닦아가며 해병대사령부가 있는 경기도 화성군에 있는 복지시설을 잇따라 찾았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제3해병기동군은 군단급 해병대부대로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한국에 투입되는 부대 가운데 하나다. 이번 연습에서는 한국 해병대와 연합해병구성군을 형성해 상륙임무를 수행한다. 제3해병기동군은 해병사단과 항공사단, 군수지원단 등 모두 2만5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연습에는 제3해병기동군 병력 500여명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군사연습을 위해 방한했다. 경기도 발안에 있는 해병대사령부 연병장에 설치한 텐트에서 숙식하면서 군사연습에 참가 중이다.

봉사활동을 한 미군 장병들은 군사연습에 참가하는 병력들을 지원하는 인원으로 지난달 말∼이달 초에 방한했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위해 한국에 도착하기 전부터 화성군 내의 복지시설들과 직접 연락을 취해 사전 협조를 끝냈다.

미군 장병들은 22일 화성시 마도면 소재 노인 양로원인 ‘해뜨는 집’을 먼저 찾았다. 23일과 24일엔 화성시 정남면에 있는 양로원 ‘루이제 집’과 마도면 소재 ‘따뜻한 집’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우리 측은 미 해병의 봉사활동을 뒤늦게 알고 마지막 날 합류했다. 양로원에서 겨울에 땔감으로 사용할 장작을 패는 일과 제초작업, 주변 및 목욕탕 청소 등이 이들의 일이었다.

봉사활동을 주관한 군종목사인 론 탐린 중령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복지시설에서 보람있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레너드 찬스 상병은 “한국 해병대와 함께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뿌듯해 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해병대 의장대 소속 황선호 이병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땀 흘리면서 마음을 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따뜻한 집’ 안묘남 원장은 “도움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이곳까지 찾아와 옷이 흠뻑 젖을 만큼 최선을 다해준 한·미 해병대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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