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휘의 강추! 이 무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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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21면

연극 ‘조선형사 홍윤식’
9월 2일(일)까지
화·수·목 오후 8시, 금 오후 4시·8시, 토·공휴일 오후 3시·6시30분, 일 오후 4시(월 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문의 : 02-762-0010

이 연극을 이야기하자면 한국과학기술원 전봉관 교수의 책 『경성기담』을 먼저 거론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4건의 살인사건과 6건의 스캔들이 담겨 있는 이 책 맨 처음에 등장하는 ‘죽첨정 단두 유아 사건’. 1930년대 경성 시내 한복판에서 몸통 없는 아기의 머리가 발견되고 일본 경찰의 마구잡이 수사가 시작된다. 작가 성기웅과 극단 드림플레이의 연출가 김재엽이 이 이야기를 빌려와 2시간 가까이 되는 긴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맛깔스럽고 재미있는 연극을 만들었다. 내지에서 발령받아온 촉망받는 젊은 조선형사 홍윤식, 우리의 주인공이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연극은 슬쩍 방향을 튼다.

로이 하그로브 퀸텟
9월 3일(월) 오후 8시
LG아트센터
문의 : 02-2005-0114

미국 ‘버라이어티’지는 로이 하그로브를 21세기 재즈를 이끌어갈 ‘젊은 사자’라 칭했다 한다. 용맹스럽고 패기만만한 그의 연주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더구나 트럼펫 소리는 왠지 사자의 포효와도 같지 않은가? 재즈계의 대부 윈튼 마샬리스는 하그로브의 고교시절, 그를 밴드 멤버로 발탁했다. 그는 1997년에는 쿠바의 추초 발데스와 라틴 재즈 앨범 ‘Habana’로 그래미상 최우수 라틴 재즈 연주 부문을 수상했고 2002년에는 허비 행콕, 마이클 브레커 등과 공동 작업한 앨범 ‘Directions in Music’으로 그래미상 최우수 재즈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지금도 그는 그룹 ‘The RH Factor’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재즈를 개발하고, ‘로이 하그로브 퀸텟’에서는 재즈의 정통을 이어가는 뮤지션이다.

성남국제무용제 지중해 춤 컬렉션
9월 5일(수)~9일(일)
성남아트센터·남한산성·탄천 등지
문의: 031-783-8233

지난해 처음 시작된 성남국제무용제. 국내외 무용단체들의 공연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 시민들이 춤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지중해 연안 국가인 이스라엘·그리스·스페인· 이집트·터키에서 초청한 공연들이다. 현대무용에 관심이 있다면 이스라엘 키부츠 현대무용단과 그리스의 안무가인 아포스톨리아 파파다마키스의 공연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무대는 플라멩코(사진), 이집트 탄누라, 밸리댄스 등 지방색이 살아있는 무용을 모은 ‘지중해 춤 컬렉션-유혹’(9월 8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그리고 터키의 종교적 춤인 수피 댄스를 볼 수 있는 ‘춤으로 드리는 제사’(9월 7일 탄천 야외무대)이다.

말로 재즈 콘서트
9월 8일(토) 오후 7시30분
성균관대 새천년홀
문의: 02-3143-5480

말로는 객석을 휘몰이하는 열정적 무대로 잊을 수 없는 재즈 가수. 힘과 섬세함을 아우른 드문 재즈 보컬리스트다. 그의 화려한 스캣(뜻없는 음절을 이어 자유롭게 노래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신이 내린 음악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재즈의 명문인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공부할 때부터 어떤 악기와도 즉흥적인 음악교류가 가능한 능력을 보였다. 2003년 낸 3집 음반 ‘벚꽃 지다’는 전체 가사를 토착적 서정을 담은 한국어로 해 재즈앨범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을 들었다. 그로부터 4년, 말로는 4집 앨범 ‘지금, 너에게로’를 들고 돌아왔다. ‘이 시대 모국어로 씌어진 가장 아름다운 음반’이란 찬사 속에 앨범 출시 기념 콘서트를 겸한 이번 무대는 한국적 재즈의 한 절대풍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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