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줄타기 … 잘해야 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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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의 임홍빈(任洪彬.74) 편집고문이 2월호에 실린 '이달의 말'에서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에 각각 참여하기로 한 소설가 김주영.이문열씨에게 격려와 충고를 보냈다.

任고문은 "유력 정당의 공천심사위원이란, 막강한 권력과 엄청난 돈더미에 접근할 수 있는 자리라고 알려져 왔다. 그런 자리에 소설가를 모셨다는 건, 개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소리로 귀가 따갑게 되자 정당의 실력자들이, 엉겁결에 또는 궁여지책으로 수십만 고정독자가 있다고도 하는 문인들을 모셔온 것 같기도 하다"고 배경을 추측했다.

任고문은 "이왕 어려운 일을 맡게 됐으니 타성화된 정치부패를 쓸어내는 데 괄목할 만한 족적을 남겨주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따끔한 충고가 이어졌다. "정치란 줄타기와 같다는 말이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의 줄타기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후좌우로 요동치는 줄타기란 잘해야 본전이고, 자칫하면 패가망신으로 전락하기 일쑤라는 교훈을 명심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任고문은 한국일보 논설위원.경향신문 논설고문 등을 지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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