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대규모 명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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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민은행이 이달 말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상당수 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어서 국민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권에 또 한차례 인력 구조조정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일 "노사가 명예퇴직 조건에 합의해 설 직후인 27~3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명퇴 규모는 지난해 은행 측이 조사한 희망자 2백명 수준을 크게 넘는 4백~5백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명퇴자에게 퇴직금과 별도로 월 평균 임금 18개월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재직기간이 길면서 직급이 낮은 우대 퇴직자들의 경우 6개월치를 더 줄 방침이다. 직급별 우대 퇴직 기준은 ▶점포장.본부팀장 만 47세(57년생) ▶차장급 만 45세(59년생) ▶과장급 만 41세(63년생) ▶대리급 만 38세(66년생) 이상으로 정해졌다.

명퇴자 중 희망자는 KB신용정보의 채권회수 계약직에 재취업이 알선되고, 대학생 자녀나 대학 진학 예정인 고등학생 자녀를 둔 명퇴자에게는 2년치 대학 학자금이 지원된다.

국민은행은 기대만큼의 명퇴 신청이 이뤄지지 않자 예년의 명퇴 조건(월 평균 임금의 20개월치)보다 혜택을 늘렸다. 김정태 행장이 명퇴의 대안으로 제안했던 임금피크제는 노조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다.

국민은행은 2002년 말 5백30명, 2003년 말 4백70명을 각각 명퇴시킨 바 있다. 외환은행 등 지난해 대주주가 바뀌었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된 은행들도 곧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 19일 본점 조직을 통폐합해 본점 인력 1천8백명 중 20%인 2백40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내보내고, 이달 초엔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 26곳(개인점포 25곳, 기업점포 1곳)을 폐쇄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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