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에 비상-군살빼기 몸부림치는 일본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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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자산을 줄여라」-.
일본 최대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보험회사인 日本생명은 요즘「살빼기」에 비상이 걸렸다.금융기관이 실제로 자산을 줄일 수는 없지만 날로 불어나는 위험자산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이같은 구호를 내건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조직 정비다,인력 감축이다 해서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으나 일본 금융기관의 경우 단순한 경영합리화 차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처절한「살빼기」다.일본 언론에서는 일본생명의 이같은 작업을「인내의 도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엔高,부동산값 급락세,주식시장 침체,금리하락과 함께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은 일본 生保업계를「戰後 최대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70년대초 오일쇼크때를 제외하고는 2차대전 이후 50여년간 줄곧 두자리수 이상 성장세를 보인 일본 생보업계는 얼마전부터 성장률이 한자리수로 곤두박질친데다 자산운용 수익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생보업계 전체의 계약고는 92사업연도(92.4~93.3)에 7.9% 늘어나는데 그쳤고 93사업연도가 끝나는 올3월말에는 5% 증가로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일본생명의 경우 지난해9월 중간결산때 계약고가 5.5% 줄어들고 새로 유치한 계약(신계약)은 무려 20%나 감소하는 부진을 나타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더큰 고민은 자산을 투자할 곳이없다는 것이다.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이며 주식시장은 최고치 대비40%가량 떨어진 상태다.엔高는 해외투자자산쪽에서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이때문에 일본생명은 벌써 고객의 돈을 굴려서 얻는 이익보다 고객에게 내주는 돈이 더 많은 逆마진 상황을 맞게 됐다.현재 일본생명이 보험가입자에게 보장해주는 이율(예정이율)은 평균 연5.3%이나 자산운용수익률은 3.8%.1.5%의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해외자산과 주식투자를 줄이고 채권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逆마진에 대한 구조적인 해결책은 못된다』며 이시무라 히로시(石村博)홍보실장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본생명은 초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산운용에 대한 대수술과 함께「베스트 서비스 운동」으로 불리는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으로는 역마진을 피할 길이없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보다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얼핏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일본생명측은 21세기 장기경영전략의 첫번째로 꼽을만큼 서비스혁신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보험은 人生산업이다』라는 이토 조세이(伊藤助生)日本생명 사장의 명쾌한 定義는 일본생명의 서비스가 지 향하는 바를 보여준다.
지난해 7월부터 도쿄.오사카등 전국 6곳에 연이어 문을 연「日生 라이프 플라자」가 이런 서비스정신을 실천하는 곳이다.「日生 라이프 플라자」는 보험은 물론 財테크.세무.부동산문제.노후대책 설계.결혼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여러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이 상담해준다.심지어는 해약 전문 상담사도 있어 해약환급금을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안내해 주는등 철저히 고객중심의 서비스를펴고 있다.
[東京=李在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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