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개법타결 숨은 공로자 임좌순 선거관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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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마침내 결실을 거둔 정치개혁입법의 大타협 막후에는 숨은 공로자들이 적지않다.與野 6인협상팀의 개가뒤에서 견인차 역할을 해낸 대표적인 사람이 중앙선관위의 任左淳선거관리관(47).
협상은 각당의 이해에 따라 수십차례나 난관에 부닥쳤다.그때마다 제일 먼저 협상팀의 눈길을 받는게 바로 任관리관.중간위치에서 이견을 조율한 任관리관의 조언으로 협상은 고비고비를 넘겨왔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수 없는 협상이 大타협으로 마무리된 뒤에야 任관리관은 두달여 졸였던 긴장을 풀수 있었다.
『이번 政改法은 한마디로 기존정치나 선거의 틀을 완전 뒤바꿀만큼 혁명적인 변화입니다.이로써 제도개선의 기반은 확립되었습니다.그러나 이걸로 다 된것은 아니죠.기틀이 마련된데 불과합니다.바뀐 제도가 지켜지지않으면 잘못된 제도보다 더 나쁠수 있습니다.공명선거는 제도가 중요한게 아니지 않습니까.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任관리관은 87년 대선때부터 정치권의 협상테이블에조언자로 같이앉아 선거법을 다루어온 선거분야의 베테랑.이번의 통합선거법안도 선관위案이 모델이 되었다.
『두차례의 지방선거,대통령.국회의원선거등을 겪으면서 선거제도의 개선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제도뿐 아니라 운영방식과 후보.유권자들의 의식을 모두 바꾸어야만 깨끗한 선거와 정치풍토가 이룩될수 있다는걸 재삼 느낀 것입니다.』 이 선관위의 시안이 지난해 7월 국회에 제출되었고 民自.民主 양당은 이를 토대로 각당의 안을 만들어 협상에 들어간 것이다.
『막강한 정치권력의 밀고당기는 줄다리기 사이에서 겪은 고민은말로 하기 어렵습니다.힘없는 사람이 중재에 나서는게 얼마나 어렵습니까.또 흑백논리가 판치는 우리 풍토에서 중간지대란 설 자리가 없습니다.이번 협상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 다.』 선관위직원들의 숨은 도움과 고충도 많았다.任관리관등 3명의 직원이 국회에 상주하는 것외에 선관위에는「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했다.
朴基洙 제주도선관위사무국장을 비롯한 4~5급의 지방선관위직원12명을 긴급 차출해 선관위에 대기토록했다.이「태스크 포스」팀은 수시로 변하는 의견들을 취합하여 새벽까지 정리하고 아침 일찍 협상팀에 판단자료를 제공했다.
〈朴泳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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