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그룹개그 틴틴파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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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개그계의 신세대로 가장 많이 꼽히는 개그맨은 MBC의 서경석.이윤석 콤비와 SBS의 개그그룹 틴틴파이브다.서경석과 이윤석은 모두 명문대 출신들로 개그계에 뛰어들었다.이 때문에 이들은개그맨에 대한 신세대의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상 징하는 존재처럼 받아들여졌다.
서경석.이윤석이 의식의 측면에서 신세대로 불리는 반면 틴틴파이브는 개그 자체의 소재나 기법에서 가장 신세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이들은 혼자 혹은 듀엣으로 하던 개그계에 처음으로 그룹으로 진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모두 이휘재.김한석.이영자등이 거쳐간 서울예전 개그클럽 출신에 SBS공채 개그맨들인 이들은 스터디그룹식의 개그를 해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작가 와 연출자가따로 있고 개그맨들은 연기만 하는 방식을 벗어나 대본.연출.연기를 모두 팀내에서 맡아 독자적인 개그 완제품을 만들어 보자는취지에서 였다.이들이 만들어낸 개그 완제품을 본 코미디연출자들은 이들을 주축으로『열려라 웃음천국 』을 신설할 정도로 신선한느낌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이들이 처음 TV에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저것이 도대체 개그냐」는 반응을 보였다.그만큼 이들의 개그는 기존의 것들과는 달랐다.
『우리가 하는 개그는 한마디로 듣고 생각하고 웃는 개그보다 보고 흉내내는 개그에 가까워요.앞으로는 연기보다 모창.노래.춤등 장기가 우선하는 개그가 주류가 될것이라는 판단하에 저마다 다른 장기를 가진 인물들로 팀을 구성했어요.단순히 바보흉내내는개그는 이제 끝물인 것 같아요.』 팀의 맏형으로 그룹 결성을 주도한 표인봉의 말대로 틴틴파이브는 모두 한가지씩 장기를 갖고있다.표인봉은 김건모.김원준.조갑경등을 배출한 서울예전내 음악서클「예음회」출신으로 가수뺨치는 가창력의 소유자.지난해 연말 틴틴파이브 멤버들과 함께『어떤날은』을 타이틀곡으로 한 음반을 냈을때 보컬을 맡기도 했다.김경식은 힙합.랩등 테크너 댄스 실력이 상당하다.홍록기는 재즈무용을 전공했고 뮤지컬 극단에 소속돼『아가씨와 건달들』에도 출연했다.이동우는 전문마임극단의 단원으로 있었고,이웅호는 말을 만들어내는 조어 능력이 탁월하다.
『서로의 장기들이 어우러져 볼거리를 만들어 주는게 우리 개그의 특징이지요.전자오락의 기계음이나 로보캅의 흉내가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그 자체가 재미있는 볼거리가 되는 것 같아요.』 이들의 개그방식은 먼저 멋있는 장면과 볼거리를 생각하고 대본 집필과정에서 이들을 모자이크 하는 할리우드의 최신 영화 제작 방식과 유사하다.볼거리 중심이기 때문에 기발한 유머나 풍자는 기대하기 어렵다.그래서『의식이 부족한 개그』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들이 볼거리로 즐겨 패러디화하는 소재는 전자오락.영화등 영상매체의 장면들이다.그래서 이들은 영상매체와 친숙한 10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이들이 흉내내는 원판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들의 개그는 낯설게만 느껴진다.이때문에 이들 은 간혹 기성세대들로부터『단순하고 유치한 애들놀이 같다』는 혹평을 받기도한다.이같은 비판에 대해 이들은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팀을 결성할 때부터 우리는 개그 소재를 동심의 세계에서 찾기로 했어요.아이들이 좋아하는 전자오락이나 공상영화의 장면들이패러디 대상이 됐어요.로보캅 같은 영화는 폭력적인 면이 있지만우리가 패러디할 때는 동화의 세계처럼 묘사했어 요.아이들이 장난감 총을 갖고 병정놀이 하는 것을 폭력적이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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