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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골프>4.美대륙 횡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미국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대륙을 횡단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태평양연안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서대서양쪽에 있는 뉴욕이나 워싱턴으로 오가고 싶은 것이다.
미국의 대륙횡단은 비행기로도 6시간이 소요되며 고속버스나 승용차로는 무려 1주일이나 걸린다.대륙횡단을 왕복하게되면 서울에서 태평양을 건너 로스앤젤레스에 가는 거리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긴 거리다.
그냥 걸어서 이루기도 힘든 미국대륙 횡단을 골프를 치면서 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그러나 어찌보면 무모하기조차한 대륙횡단 크로스컨트리 골프가 실제로 있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미국의 아마추어인 플로이드 새털리 루드는 63년 9월14일부터 64년 10월3일까지 1년19일동안 골프를 치면서 태평양연안에서 대서양연안에 도착하는 기록을 세웠다.
루드는 3천3백98마일(5천4백36.8㎞)에 이르는 이 대장정을 무려 11만4천7백37타로 마무리했는데 잃어버린 볼만도 3천5백11개에 달했다.
그러나 골프에 의한 미국대륙횡단시도는 이보다 훨씬 앞선 1927년에도 있었다.영국에서 시작된 크로스컨트리 골프는 새로운 코스에 대한 도전과 내기로 골퍼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호주를 거쳐 1920년대 미국에서 절정을 이뤘다.
그레이엄이라는 골퍼는 6백16만야드(3천6백96마일)에 이르는 일생일대의 골프여행을 세우고 1927년 캘리포니아의 모빌GC에서 티샷을 날린후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그레이엄의 골프여행은 날이 갈수록 어려움에 직면,펄 리버라는 곳에선 보안관이 밤늦게 손전등을 이용해 골프채를 휘두르는 그를 수상한 사람으로 여겨 체포구금함으로써 하룻밤을 보내야했다.
결국 그레이엄은 8백50마일되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중단하고말았다.그때까지 그는 3만9백30타를 쳤으며 1백5개의 볼을 잃어버렸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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