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해커,美 인터네트등 全세계 무대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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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최대의 국제컴퓨터통신망인「인터네트」에는 최근 전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비밀번호를 즉시 바꾸라는 강력한 경고문이 전자서신으로 떴다.
이 경고문은 이용자의 비밀번호 수천개가 첨단 프로그램을 통해해커(HACKER.익명의 침입자)들에게 넘어가 악용되고 있다는다급한 메시지였다.
인터네트 해커사건은 美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부터 인터네트에 불법침입해 각종 정보를 빼가는 사건에 대한 수사가 발단이됐다. 美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인「컴퓨터 위기대응팀」은 FBI수사를 통해 인터네트에 연결된 수십개의 컴퓨터에비밀번호를 훔치는 첨단 프로그램이 불법으로 심어져 있는 사실을밝혀내고 전세계에 경고메시지를 뿌린 것이다.
인터네트는 국내에서도 연구소와 학교등 주요기관들을 중심으로 수천명이 이용하고 있는 과학연구중심의 정보통신망이다.
컴퓨터해커가 컴퓨터시스팀을 침입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다만 지금까지 해커의 활동들은 단순한 장난이거나 실험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해커기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다수의 컴퓨터사용자들이 범죄행위로 이용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비밀번호가 도용되면 공공기밀에 속하는 정보들이 유출돼 손상되거나 내용이 변경.악용되는등 큰 피해가 날수 있다.
더구나 컴퓨터망이 이제 전세계적으로 연결되면서 컴퓨터해커는 단지 한나라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날뛰고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컴퓨터해커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 거의 없고 방지시스팀마저 전무한 국내 컴퓨터시스팀의 컴퓨터해커에 대한 심각성은더욱 크다.
한국통신 소프트웨어연구소 韓相鶴실장은『국내 컴퓨터통신망은 완전 무방비상태』라며『기술적인 문제는 둘째치고 보안에 대한 운영자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컴퓨터해커는 지난 89년 서독 컴퓨터해커들이 서방의 군사기밀정보를 소련의 KGB에 넘긴 컴퓨터스파이사건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 부정인출사건들 외에는 지난해 2월「청와대 비밀번호 도용사건」이 발생할때까지는 남의나라 얘기였던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었다.
다만 PC통신망에서 남의 비밀번호를 악용해 욕설.비방등 얼굴없는 폭력을 일삼아 여성가입자를 자살케 한 사건등 소동차원의 해커활동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청와대사건은 청와대비서실에서 사용중인 통신망 비밀번호를 컴퓨터해커가 변경한뒤 국가기관과 기업체들의 정보자료를 요청한 일이었다.뒤늦게 통신업자측에서 청와대에 확인해 국기기밀이 누설되지는 않았지만 온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컴퓨터시스팀에서 사용자명(ID).비밀번호(PASSWORD)는사용자 자신을 보호해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비밀번호는 수시로 바꿔주고 의심나는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은 일단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한다. 이는 컴퓨터해커들이 다른 사용자와 운영자의 비밀번호를 이용하기때문이다.
현재 컴퓨터해커들이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트로이」프로그램의 이용▲컴퓨터통신망 운영시스팀의 약점이용▲순차적인 사용자의 암호해독법등이 있다.
***스파이 프로그램도 트로이프로그램은 게임프로그램등으로 위장된 간첩프로그램으로 다른 컴퓨터사용자가 실수로 이용하게 해 사용명과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이다.국내에서는「호롱불」이 대표적으로 일을 끝내면 자폭해버려 주변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고 자신의 흔적 은 없애버리는 것이 특징이다.
시스팀의 약점이용은 운영프로그램의 실수를 찾아내는 방법이고 순차적인 암호해독은 비밀번호를 순차적으로 일일이 입력해 알아내는 방법이다.
그리고 법적인 규정이 미흡한 것도 문제로 이에대한 보완대책이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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