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당뇨 여윈 사람에 더 발병-민헌기교수 역학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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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잘 살고 뚱뚱한 사람에게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당뇨병이 우리나라에선 英國등 구미선진국보다 오히려 2배가량 많으며 환자5명중 4명꼴로 여윈 체형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大의대 閔獻基교수(내과)는 최근 정년퇴임기념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한국형 당뇨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閔교수팀이 경기도 연천지역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30세이상 주민의 8%가 혈액검사상 당뇨라는 것으로 이 수치는 60년에 조사된 우리나라 당뇨유병률 0.2%에 비해 40배에 이르는것이며 영국(3%),독일(4%)의 2배에 해당한다는 것.또 구미형당뇨의 대부분이 비만형체질인 것과는 달리 한국형당뇨는 여윈환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 혈당이 올라가는 질환으로 평생 약물등으로 혈당을 조절해야하는 만성병이다.
인슐린의 정상적인 혈당저하작용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비만이며비만은 당뇨병의 가장 큰 유발원인으로 주목돼왔다.그러나 이같은의학교과서의 기술은 서양인의 체질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한국등 동양인의 당뇨발생양상은 이와 다른 모습을 띤다 는 것이다.
閔교수는 한국형당뇨의 특성이 과거 못살던 시대에 태어나 오늘날 갑자기 잘살게 되면서부터 비롯됐다고 설명했다.즉 못먹고 못입던 시절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산모에서 태어난 아기는 자궁내에서 이미 췌장세포가 形成不全을 일으켜 어른이 돼서 도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만일 이 아기가 계속 가난한 환경에서 궁핍한 식생활을 한다면 혈당이 오를리 없으므로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슐린부족이 문제될리 없으며 당뇨도 생기지않는다는 것.
문제는 이들이 갑자기 잘 먹게 되면서 넘치는 혈당을 형성부전에 빠진 췌장세포가 감당하지못해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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