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패트롤>호박술 개발 속초시 도문동 이승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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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통식품인 호박을 발효시켜 만든 호박술이 한 농민에 의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공원 설악산 입구에 위치한 강원도속초시도문동 속칭 하도문리에서 20여년째 축산과 농사를 지어온 李承晩씨(50)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늙은 호박으로 술을 빚는 주조실험을 거듭한 끝에 최근 오렌지색깔의 호박술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중국 만주태생인 李씨는 동국대3년을 중퇴하고 군복무를 마친 60년부터 속초에 정착,축산업에 뛰어들어 한때 닭 8천마리.앙고라 7백마리를 사육하기도 했다.
양축농가로 한때 성공했던 李씨가 호박술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 축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실패를 거듭해 90년 축산업에서 손을 뗀데다 간간이 해온 1천9백여평의 논농사도 별소득을 기대할수 없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李씨는 무공해 농산물로 도시인에게 인기높은 호박이 농촌에서는철이 지나면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다 술을 빚어보기로 결심,지난해 10월부터 주조실험에 나섰다.
李씨는 수차례에 걸친 실험끝에 솥에서 삶아낸 5㎏짜리 호박을10ℓ들이 유리병에 3분의2가량 채운 다음 나머지는 물을 채우고 설탕 1㎏과 누룩 40g을 넣어 15일간 발효시킨 결과 알콜농도 20도안팎의 맛있는 호박술을 빚어내는 개 가를 올렸다.
李씨는『호박술이 새큼하고 향기로워 마시기가 편하고 혈액순환과이뇨작용이 뛰어나 먹고 난 뒤에도 기분이 상쾌하다』고 소개했다. 李씨는 호박술을 빚어내기 위해 삶아서 발효시키는 방법과 날것으로 발효시키는 두가지 방법을 사용한 결과 삶는 방법이 수월하고 맛과 향기가 더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리고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李씨는 마을주민들이 호박술을 토속주로 개발,상품화하자고 제의해옴에 따라 이 술의 성분및 효과.살균방법등 기술을 축적한후 본격적인 상품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李씨는『마을에서 관광객등을 상대로 소규모로 내다파는 것은 별문제 없으나 상품화해 대량생산하기까지에는 아직 이른 느낌이 든다』며『무공해식품인 호박을 발효시켜 만든 이 술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와 보관방법,상품으로서의 가치여부등 이 지 방을 대표할수 있는 토속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될때 시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束草=洪昌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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