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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골프>크로스컨트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국내골퍼가 경기도고양군원당의 한양CC 1번홀 티그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린후 골프를 치면서 경남진해시용원동 용원CC 18번홀그린의 홀컵에 볼을 넣을수 있을까.
우선 얼마나 걸릴 것인가도 궁금하지만 만약 시도한다해도 가능할 것인가에 강한 의문이 생긴다.
육상이나 스키 노르딕에는 크로스컨트리라는 경기가 있으며 오늘날 많은 경기종목에서 선수들을 단련시키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20~30㎞의 크로스컨트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골프에도 크로스컨트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골퍼들은 별로 많지않다.실제로 골프에도 크로스컨트리가 있어 한 때는많은 골퍼들로부터 관심을 끌었으며 현재도 모험심 많은 골퍼들은갖가지 도전을 벌이고있다.
골프와 크로스컨트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않고 있지만 국제골프계에서는 효시를 1898년 봄 영국런던 근교 남쪽의 메이드스톤에서 벌어진 경기로 보고있다.
도버해협에 위치한 리틀스톤CC의 회원인 오일러형제가 시도한 이 크로스컨트리경기는 우연치않은 내기에서 시작되었다.애플도어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일단의 골퍼들중 한사람이 『메이드스톤 근교의 린톤공원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해 변가의 리틀스톤CC의 그린에 퍼팅을 끝내는 데까지 몇타나 될까』로 시작됐다. 『두명이 교대로 친다면 2천타면 충분하다』는 얘기가 나와급기야 5파운드씩 거는 내기로 비약,3개월내에 오일러형제가 결행키로 했다.
직선거리로 26마일(41.6㎞)이나 실지로는 35마일(56㎞)이상이나 되는 이 코스에 대해 오일러형제는 어느 화창한 봄날린톤공원에서 티샷을 날린후 대장정에 돌입했다.
숲으로,들판으로,개울을 건너고,때로는 농장의 축사나 군사지역에 볼이 떨어져 온갖 고생을 겪은 끝에 3일째인 오전 오일러형제는 리틀스톤CC 1번홀 그린에 도착,4피트짜리 퍼팅을 성공시킴으로써 장정을 마감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17개의 볼을 잃어 버리긴 했지만 1천87타를 기록,내기에서 당당히 이겼으며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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