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의 Winning Golf <15>인사이드 백스윙은 만병의 근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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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17면

골프 유학생들을 가르치는 호주의 골프 교습가들은 “백스윙 때 몸 쪽으로 달라붙는 인사이드 스윙을 하려면 선수가 될 생각을 하지 마라”고 경고한다. 이곳에서는 테이크 백 때 몸 안쪽으로 클럽이 빠지는 인사이드 스윙을 금기시한다. 한 교습가는 레슨을 받는 학생들의 스윙을 모두 비디오로 촬영한 뒤 스윙을 분석하면서 “여러분의 100%가 모두 인사이드 백스윙”이라고 강력하게 주의를 주기도 한다.

테이크 백 때 조금이라도 클럽이 몸 쪽으로 달라붙어도 ‘인사이드’라고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그러곤 ‘스트레이트 테이크 백’을 주문한다. 인사이드 백스윙을 금기시하는 이유는 슬라이드 등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스윙 궤도가 몸 안쪽으로 흐르면서 톱스윙의 정점에 도달하면 다운스윙 때 아주 고질적인 아웃사이드 인의 스윙 궤도가 형성된다. 즉 임팩트 때 또다시 몸 쪽으로 클럽을 잡아당기게 된다.

인사이드 스윙의 원인은 테이크 백 때 하체가 함께 회전하지 않고 그립한 양팔로만 백스윙을 리드하기 때문이다. 어드레스 상태의 하체는 처음 그대로 정면을 향해 있고 클럽을 쥔 양팔만 움직이면 자연히 그립한 양손과 몸의 간격이 좁아진다. 해결책은 하체가 함께 일(회전)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체가 회전하면 그립한 양손이 백스윙 때 몸에 붙을 이유가 없고 하체의 회전만큼 어드레스 때의 몸과 그립 사이의 공간이 유지되기 때문에 인사이드 스윙으로 흐를 가능성이 낮다.

다운스윙 때 급격하게 아웃사이드 인으로 흐르는 스윙을 구사하는 한 학생은 이 동작이 참 쉽지 않은 눈치다. 몸의 근육이 습관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근육의 습성 때문일 것이다. “근육은 쉽고 편하게 일을 하려고 하지, 새롭고 어려운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난다.

전문 교습가들은 머릿속의 ‘의식’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머릿속에 내장돼 있는 스윙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근육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즉 근육의 지배자인 머리로 (의식)변화를 시도한 뒤 그것을 최대한 느끼고, 그리고 그것을 몸의 근육이 일을 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한때 ‘탱크’ 최경주의 쇼트게임 스승이기도 했던 미국의 유명한 골프 교습가 데이비드 필츠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한 가지 동작이 바뀌려면 무려 1만 번의 연습 스윙이 필요하다”던 그의 주장은 정말 골프 스윙과 근육의 상관관계를 아주 정확히 설명한다. 그의 주장을 숫자로 바꿔 이해하면 이렇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300개의 공을 30일 동안 꼬박꼬박 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찌 보면 하루 300개의 볼은 별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여기에 또 볼을 치기 위한 한 번 정도의 연습 스윙을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최소 600번의 스윙을 반복하는 것이다. 근육은 생각이 없지만 습관을 익힐 수는 있다.

또 다른 의미를 찾자면 몸의 근육을 작동시키고 리드하는 것은 스윙하는 골퍼 자신이지 레슨을 해주는 교습가의 몫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레슨도 본인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반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어지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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