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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 22골 중 4골 넣고 10골 도움, 떴다 떴다 '또다른' 김도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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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4일 대전에서 막을 내린 가을철 한국 고교축구연맹전. 광주 금호고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단연 돋보인 선수는 금호고 왼쪽 미드필더 김도훈(3학년.사진)이었다.

김도훈은 한양공고와의 결승전에서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결승골을 넣었다. 득점왕은 팀 동료 김태환(5골)이 차지했지만 김도훈은 4골을 넣고, 10개를 어시스트했다. 8경기에서 22골을 넣은 금호고의 무서운 득점력은 바로 그의 발에서 시작됐다. "금호고 11번을 보러 왔다"고 말하는 팬이 생길 정도였다.

1m75㎝, 60kg으로 다소 가냘프게 보이는 체격의 김도훈은 뛰어난 스피드와 함께 수비 한 두 명은 쉽게 제치는 개인기를 지녔다. 오른발잡이면서도 왼발도 잘 쓰는 김도훈은 왼쪽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거나, 수비를 달고 중앙으로 드리블하다 기습 슛을 날리기도 한다. 플레이 스타일이 청구고 시절 박주영(FC 서울)을 연상시킨다. 금호고 최수용 감독은 "주전 스트라이커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김도훈에게 많은 역할을 맡겼는데 잘 소화해 냈다. 유연성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해 더 발전할 선수"라고 제자를 칭찬했다. 김도훈은 17일 소집하는 18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도 뽑혔다.

김도훈은 광주 우산초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K-리그 통산 최다골(114골) 기록을 갖고 있는 '폭격기' 김도훈(성남 일화 코치)과 이름이 같다. 그는 "김도훈 선배님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늘 존경해왔고, 뛰어난 골 감각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은 올해 초반 다소 부진했던 탓에 대학팀의 스카우트 공세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요즘은 대학에서 가장 탐내는 '대어'가 됐다. 동향인 광주의 조선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본인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았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콰레스마의 폭발적 윙플레이를 좋아한다는 김도훈은 "K-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공격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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