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건축 한국미 살리자-18일 서울가톨릭 미술가회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가톨릭교회 내부에서 성당의 화려하기만 한 치장을 자성하며 그보다는「성당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운동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끈다. 이 운동을 주도해온 서울가톨릭미술가회는 첫 행사로 오는18일 명동성당에서 우선 성당건축의 문제점을 다루는『한국교회미술의 오늘과 내일』이란 제목의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세미나에는 金壽煥추기경을 비롯,성직자측에서 장익신부(세종로성당 주임신부).김종수신부(천주교중앙협의회).송현섭신부(광주신학대 교수)등이 참가하며 건축계에서는 김정신교수(단국대)와 건축가 金垣씨가 참가,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가톨릭 내부에서 특히 성당건축이 문제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7월. 당시 金壽煥추기경과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원로회원들간의 간담회 자리에서 서울에 새로 지어지는 성당건축들이 지나치게 화려하면서 한편으론 국적을 알수 없는 외국성당의 모방으로 치닫는데대해 교회차원의 걱정을 나눈 것이 출발점이 됐다.
화가이기도 한 송현섭신부는 미리 배포된 자료를 통해 현재 과열된 성당건축 붐을 비판하면서『그것도 화려하고 값 비싼 외국산자재를 써서 과거 유럽의 유명성당을 모방이나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송신부는『본당 크기는 1백~1백50명 정도를 수용할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며 대형성당을 신축하기 보다는 기존건물을 가능한한수리하고 우리 감각에 맞게 꾸미는 보완.증축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래 성당건축에 간여해온 건축가 김원씨는『이제는 고딕이나 서구 현대성당의 모방이 아닌,한국적 지역특성을 살린 기도공간이 생길 때』라며『고즈넉이 가라앉은 감동을 주는 한국의 오랜 山寺에서 선인들의 지혜와 겸손.안목을 배울 것』을 제 안해 눈길을끌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울가톨릭미술가회 崔鍾泰회장은『이 운동은 한국적이면서도 시대를 뛰어넘는 한국가톨릭미술의 걸작을 남기기 위해 교회와 신도.예술가들 모두가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이라고 말하고 이와 같은 세미나를 매년 개 최할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는 세미나 개최와 함께 聖母像이나 聖物등을 한국적으로 표현한 회원들의 작품전시회를 18일부터 28일까지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개최한다.
〈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