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이전 뜨거운 감자-삼향면 선정에 시.군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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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요즘 영하의 매서운 날씨속에서도 전남도청이전과 관련한 갖가지 추측과 소문등으로 온통 뜨겁게 달아오르고있다. 金泳三대통령의 5.18光州민중항쟁과 관련한 지난해 5월13일 특별담화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도청 이전사업은 현재 전남도에 의해 새도청 후보지로 전남무안군삼향면일대가 선정된 상태. 도가 전남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6개월여에 걸친 산고끝에 지난해 12월21일 결정.발표된 것으로 새도청 이전장소 확정까지는 형식상 내무부장관과 도의회의 승인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이에따라 겉으로는 전남도청의「광주시대」가 끝난거나 마찬가지로 여기기 쉽지만 중요한 몇가지 변수와 문제를 안고 있어「어디로,언제 옮겨갈 것인지」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도청의 이전과 관련한 가장 큰 변수는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본격 검토되기 시작한 행정구역 개편문제로 광주직할시와 전남도가통.폐합될 경우 도청은 광주에서 다른데로 옮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통령 담화로 결정된 현 도청부지에「5.18기념공원」을 조성키로한 계획이 변경되지 않는한 도청은 광주시동구광산동에서 어느 곳으로든 옮겨야한다.
물론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청은 광주를 벗어나 전남지역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 경우 이전장소로는 도가 최적지로 선정해놓은 삼향면일대가 일단 가장 유력하지만 사업시행을 위한 최종 결정까지는 숱한 난관이 가로놓여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案의 백지화와 함께 입지 선정작업이 원점으로 돌려지는 상황도 전혀 배 제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는 도내 27개 시.군가운데 여수시와 순천시.광양군등 동부권을 중심으로 나주시와 강진군등 중부권까지 무려 19개 시.군주민들이 삼향행에 반대,항의시위등 집단사태로 악화되는등 도민여론이 갈수록 찬.반으로 첨예하게 갈려 맞서있기 때문.
여론의 서부와 중동부 양분화현상도 문제지만 사실상 도청 이전장소 결정에 관한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도의회의 지역별 의석분포등 정치적(?)상황이 더욱 삼향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의원 73명중 삼향행을 바라는 지역구 출신은 목포시와 무안군.신안군등 서부 7,8개지역 20여명 정도로 지방자치법상 재적의원 3분의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하는 도의회의 승인및 조례 제정이란 관문을 도저히 통과할 수 없을 것이란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같은 도의회의 복잡한 사정때문에 도에서는 당초 지난해 12월 제92회 정기회 본회의에 삼향안을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의원들의 거부로 도지사가 삼향안 결정에 관한 의회보고조차 하지못해 이 지역에서「가장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 다.
전남도는 도의회 임시회가 이달중 열릴 것으로 보고 삼향안에 대한 동의를 요청,부결되면 재요구를 하는등 삼향안을 밀고나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도의회측은『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 한』부결처리는 보나마나라는 입장이어서 이전장소 최 종확정은 물론 이전사업의 스케줄 자체도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도청이 전남지역으로 옮겨가더라도 그 시기는 민선지사 시대로 당초 97년1월 개청목표보다 훨씬 늦춰질 공산이 크며 여론분열과 지역간 대립현상 심화등 도정에 심각한 생채기를남기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편 도청의 삼향행을 둘러싸고 광주.전남지역에는 특정거물정치인 관련 또는 배려설,삼향면일대에 수십만평의 토지를 갖고있는 광주의 여권 모인사 관련설등 갖가지 풍문이 나돌고 도의원들에게삼향안을 찬성하도록 중앙정치권에서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문까지퍼지면서 도청이전사업에 대한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光州=林光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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