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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화제>백제와 야마토 일본의 기원 펴낸 홍원탁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대에서 국제경제학을 가르치는 洪元卓교수는 요즈음 마음이 영 편치 못하다.
밤을 낮삼아 10년간 고생한 끝에 책을 한권 냈지만 학계에서가타부타 아무 얘기가 없기 때문이다.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낸 책은 경제학에 관한 책이 아니다.「주제넘게도」(?)그는 古代 韓.日관계를 다룬 본격 역사연구서를 냈다.경제학 자로서 外道한셈이니「純血主義」에 젖어있는 우리 학계 풍토에서 경제학계든 국사학계든 어느 쪽도 좋아할리 없다.「비아냥」과「불쾌함」이 그가느끼고 있는 보이지 않는 반응들이다.
자기 돈을 들여 그가 최근 영문판과 한글판으로 나란히 출간한책은 『백제와 야마토일본의 기원』(Paekche of Korea and the origin of Yamato Japan)이란 5백쪽 분량의 역사책으로 日本이란 나라의 뿌 리가 백제라는주장을 담고 있다.
그는 이미 지난 88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영문판으로 낸적이 있다.일본이나 미국쪽에서는 서평에도 나고 언론에도 보도되는등 다소 반응이 있었지만 오히려 국내학계에서는 감감무소식이었다.그래서 그는 이번에 일종의 개정.증보판을 내 면서 아예 한글판까지 같이 냈다는 설명이다.
『일본사학계에서는 일본이 가야를 위시한 한반도 남부에 식민지를 두고 있었다는 이른바「任那日本府說」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동경대학의 에가미(江上波夫)교수가 한반도에서 건너온 기마민족이 일본을 정복해 나라를 세웠다는「기마민족정 복설」을 1948년부터 주장해 왔지만 여전히 소수설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역사왜곡도 이만 저만한 왜곡이 아니지요.』 그러나 에가미교수가 기마민족의 정체를 북방 어디선가 내려온「신비한 기마민족」이란 식으로 얼버무리자 美컬럼비아대학의 레드야드교수는 그 기마민족은 부여족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그러나 그것은 부여족이아니라 백제인이라는게 洪교수의 주장 .그렇게 하면 모든 역사기록들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는 것.
『83년 英國에 갔을때 일본경제학자인 모리시마 미치오교수가 쓴「일본은 왜 성공했는가」란 책을 우연히 봤는데 그 책에 있는고대지도에 한반도 남부가「미마나」(任那)란 이름을 가진 일본영토였던 것으로 표시돼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 어요.그래서「日本書紀」「古書記」등 고대사 관련 서적을 사서 읽기 시작한 것이 이 분야에 빠지게 된 계기지요.』 그후 그는「낮에는 경제학,밤에는 고대사」를 하는 생활을 계속하며 한국.일본.미국.중국등에서 나온 모든 관련 史料를 다 읽고「백제의 일본정복설」을 새로운 모델로 제시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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