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보도물 전국시대-KBS.MBC 프로신설 SBS에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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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폭로 보도프로가「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SBS-TV가 개국과 함께 선 보인『그것이 알고 싶다』가 2년동안 드라마와 맞먹는 30%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MBC와 KBS도 2월로 예정된 부분개편에서 폭로 보도프로를 신설,경쟁에 나선다.
MBC가 신설하는 폭로 보도프로는 미국 CBS의『60분』형식으로 제작,『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재연방식을 탈피,철저하게 현장의 모습만 담게 되는 것이 특징.매회 방영시간 50분에 3건 정도의 사회고발소재를『카메라 출 동』과 같은형식으로 다루되 훨씬 심층적으로 파헤치게 된다.
MBC측은『현재 방영중인「PD수첩」「집중조명 오늘」등 심층보도프로가 주로 이미 알려진 정보를 가공확대하는 프로인데 비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추적하는 점이 차이』라고 이 프로의 성격을 설명하고 있다.
MBC는 이 프로에 리포터 3인 3개조,데스크 1명,AD 1명,자료조사원 1명등 무려 12명의 인원을 투입하고 편성도 목이 좋은 일요일 밤9시30분대에 배정,보도국의 간판프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제목은 폭넓은 제보를 유도하기 위 해 담당부서의 전화번호를 제목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MBC는 2월21일로 예정된 부분 개편에서 이 프로의 신설에따라『집중조명 오늘』과『속 그때를 아십니까』는 폐지한다.
2월중으로 부분개편을 단행할 예정인 KBS도 주말 황금시간대에 폭로보도프로를 신설할 방침이다.
프로의 성격은 80년대 중반 인기프로였던『추적 60분』의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KBS의 한 간부는『아직까지「추적 60분」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사실상「추적 60분」을 그대로 부활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추적 60분』은 5공때 全斗煥 前대통령이 가장 즐겨 시청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국내 폭로보도물의 원조격인 프로로 민감한 사회문제를 자주 건드려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었다. KBS와 MBC의 폭로보도프로 신설은 뉴스의 포맷으로 소화되지 않는 사회의 심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폭로보도프로의 신설은 재연에 의존하는기존의『경찰청 사람들』『사건25시』와 같은 리얼리티 프로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자극받은 부분이 없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따라서 이번에 신설된 폭로보도물이 시청■ 을 지나치게 의식해 폭로경쟁을 벌일 경우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번에 신설프로에 참여하는 MBC의 한 제작자는『지난해 리얼리티 프로의 문제점이 여론화되면서 방송사들이 변호사를 초빙해 인권침해 관련 법규 특강을 여는등 회사차원에서 인권침해 사례를 줄이는데 최대한 노력하고 있 다』면서『시청률 경쟁때문에 폭로전의 양상을 띠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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