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사이 41%가 지지 후보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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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의 마음은 고여 있지 않다.

2차 대선 패널 여론조사에서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전체 응답자 중 무려 41.4%가 지지 후보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 중 29.7%가 지지를 철회했고, 박근혜 후보 지지자 중 25.4%가 각각 지지를 철회했다.

지지 후보를 바꾼 이유로는 이 후보에 대해 "도덕성 문제에 실망해서(48.2%)가 가장 많았다. 반면 박 후보에 대해선 "더 나은 후보가 생겨서(24.6%)가 가장 많았다. 이 후보의 경우 18%가, 박 후보의 경우 21.3%가 지지를 철회한 이유로 "상호 비방만 하는 후보자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경선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점점 도를 더해가는 검증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능력이나 정책 공약 때문에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2.8~3.0%에 불과했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지지 철회율은 범여권 후보들이 더 높았다. 1차 조사 때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지한 사람 중 51.7%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지한 사람 중 64%가 2차 조사 때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응답했다.

1차 조사와 2차 조사 사이의 4개월 동안 정당 지지율의 변화도 감지됐다. 한나라당은 46.8%에서 48.1%로 소폭 상승했고, 열린우리당은 12.4%에서 9.2%로 하락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의 변동 폭은 컸다. 15.7%의 이탈률을 보인 한나라당에 비해, 열린우리당의 경우 지지했던 유권자 중 절반이 넘는 56.2%가 지지 정당을 바꾸거나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1차 조사 때 존재하지 않았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지도는 2차 조사에서 5.2%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지지율 9.2%와 합치면 14.4%가 돼 '범여권' 개념에선 플러스가 된 셈이다.

김성태 고려대 교수

◆어떻게 조사했나=중앙일보-SBS-EAI-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수행한 대선패널 2차 여론조사는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다.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2911명을 대상으로 했다. 올 4월 25~28일 실시된 1차 조사 때의 유권자 패널은 3503명이었고, 패널 표본 유지율은 83.1%였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무작위 추출을 전제했을 경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다. 대선패널 여론조사는 올 12월 대선 때까지 네 차례 더 실시될 예정이다.

◆대선패널 여론조사 연구팀 명단:동아시아연구원(EAI)=이내영(팀장.고려대).김병국(원장.고려대).강원택(숭실대).권혁용(고려대).김민전(경희대).김성태(고려대).박찬욱(서울대).서현진(성신여대).임성학(서울시립대).진영재(연세대) 교수, 정한울.이상협 연구원, 중앙일보=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SBS=현경보 차장, 한국리서치=김춘석 부장, 박종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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