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투기성투자”열풍/남의돈 끌어대「될종목」1∼2개에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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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연출하면서 일반 소액투자자들 사이에 「투기성 투자열기」가 일고 있다.
주가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자 흥분해 무턱대고 남은 돈을 끌어대는가 하면,「무더기 상·하한가」 사태속에 분산투자는 별 의미가 없다며 「돈 될 종목」을 찍어 집중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열기는 최근 증권사의 위탁자 계좌가 하루에 3천∼4천개씩 증가하고 고객예탁금이 최근 7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1일 현재 4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자금 가운데 상당수가 은행·보험·단자사로부터 대출받거나 예금을 중도해지해 끌어들인 것이며 심지어 신용카드 대출과 보증보험 대출,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동원한 것도 적지않다는 것이다.
은행계 신용카드 대출이 지난 25일 현재 잔액이 4조6천억원 규모로 이달 들어 8천억원 증가하고 한국보증보험의 보험료 수입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무턱대고 증권사 객장을 찾아가 『오를 종목 1∼2개만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손님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D증권 개포지점의 한 직원은 『많은 손님들이 현재 증시상황이나 장차 유망종목에 대한 설명은 들으려 하지않고 무작정 당장 오를만한 종목만 찍어달라고 요청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며칠간 대중주와 저가주가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이의 처분여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오래도록 바닥권을 맴돌아 괴롭던 마당에 몇푼이라도 건졌을때 「말을 바꿔타야」할지,아니면 지금부터라는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지에 대한 선택문제인데 「처분」쪽으로 향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는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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