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로 불황 돌파 벤츠사 미래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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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략은 국제적으로,실천은 지역적으로』-.
유럽의 가장 보수적인 기업중의 하나인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회사가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러나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벤츠의 세계화 전략은 다른 어느 기업보다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 서 관심을 끌고 있다.
벤츠는 원가절감을 위한 공장의 해외이전,해외 판매 확대를 위한 현지의 합작 등 다른기업의 교과서적인 해외전략을 훨씬 넘어서는 세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자동차의 품질만큼이나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아직 태동단계에 있는 南美공동시장(MERCOSUR).환태평양경제권 등에 대해서도 세계화 전략을 진행시키고 있다.또 거대한 中國시장,시장점유율이 극히 낮은 동남아시아 시장도 전략 범위안에 포함시켜 의욕적인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벤츠는 80년대말에 이미 NAFTA의 성립을 예견하고 미국내에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열차를 구매했으며,멕시코에는 연간 1만2천대의 버스와 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춰 놓았다.이같은 작업은 벤츠의 세계화 전략중 하나인「지역 시장의 집단화」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지역 시장의 집단화」는 국가별 시장 개념에서 벗어나 이를테면 캐나다.미국.멕시코 등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고 공장가동에 가장 유리한 지역에 거점을 두어공략해 나가는 방법이다.
현재 모색단계에 있는 MERCOSUR에도 벤츠는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벤츠는 지난해에 남미지역 현지생산 공장의 재배치를 끝내고 이 지역에 유개화물차인 밴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스페인에서 생산된 밴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로 실어 나르고 있다.
이와 함께 96년부터는 새로운 밴을 직접 생산해 남미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아르헨티나는 밴과 트랜스미션을 생산하고,버스와트럭은 브라질에서 생산케 하는등 세계화 전략을 착착 진행시키고있는 것이다.이같은 결과로 벤츠의 연간 매출 2백50억마르크(약 12조원)가운데 1백억마르크가 해외 생산에서 채워지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0.1%인 중국에서는 앞으로 매년 8~10%를 늘려나갈 예정이며,1% 미만인 동남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벤츠의 이같은 세계화 전략은「지역 시장의 집단화」와 함께 모든 생산거점과 판매시장을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 전략 네트워크는 이미 상당부분 가동되고 있는데벤츠의 생산과 판매형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현재 北京에서 합작으로 생산되는 버스는 브라질에서 생산된 샤시를 사용하고 있다.上海에 세워질 버스공장은 터키에서 개발 된 모델을 기초로 할 예정이다.
또 올해 여름부터는 인도네시아에서 경화물차를 동남아시아 거점인 싱가포르와 연계해 생산하는데 엔진은 브라질,구동축은 인도,파워 핸들은 일본,차체는 스페인에서 각각 들여오게 된다.
이같이 생산과 판매를 세계화 전략에 맞게 네트워크화함으로써 국가와 국경의 의미가 퇴색하고 다국적 기업만이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벤츠는 꾀하고 있는 것이다.
〈金祥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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