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동학 재조명-혁명 백주년 맞은 천주교.문화예술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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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東學혁명 1백주년을 맞은 올해,반외세.반봉건의 기치를 든 동학사상과 민중봉기를 형상화하는 문화예술계의 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천도교 동학혁명백주년기념사업회와 민족문화예술인총연합회.
역사문제연구소.전남대호남문화연구소등 9개단체가 모인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단체협의회가 기획한 예술계의 동학재조명은 서사시.대하소설.동화창작,미술창작전시,대규모 창극.연극.가극 공연,사진.삽화집 발간,문학심포지엄등 다양한 장르로 펼쳐진다.
천도교 동학혁명백주년기념사업회는 우선 동학의 세계와 혁명의 과정을 노래로 담아낼 서사시 창작을 시인 김지하씨와 소설가 송기숙씨에게 의뢰했다.
김씨는 동학사상을 자신의 생명사상의 텍스트로 연구해왔고 송씨는 동학봉기를 다룬 12권규모의 역작 『녹두장군』완간을 앞둔 「동학전문가」다.채길순씨가 쓰고있는 대하소설 『동학』은 현재 5권까지 나와있는데 모두 7권짜리로 오는 여름께 완간,백주년기념사업회와 하늘땅출판사가 함께 보급할 예정이다.
동학군의 전투상황을 중심으로 1백명가량의 작가가 그릴 미술작품은 오는 3월21일 1백주년기념행사가 열리는 탑골공원과 창극『天道』가 공연되는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된다.
창극 『天道』는 3월18~22일 공연예정으로 모두 2억6천만원의 제작비를 투입,녹두장군 전봉준의 투쟁을 중심으로 당시 민중의 역사인식 전환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희우씨가 극본을 쓰고 심회만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특히 명창김소희씨가 作唱을 하고 그의 제자이자 영화『서편제』로 널리 알려진 오정해양이 극중 전봉준을 사모하는 기생 소선으로 출연한다. 전봉준역 은희진씨를 비롯, 박우성.정현.민지환.강형주씨등 1백명 가까운 출연진이 등장한다.
연출가 심씨는 『외세에 맞선 당시 민중의 얼을 우리의 전통양식인 창극으로 공연한다는 점에서 이 공연이 서울정도 6백년과 94한국방문의 해의 주력기획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자신했다.
천도교의 동학백주년기념사업에는 정부가 5억원의 국고를 보조,과거 정권이 동학에 대해 모호하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대조돼 동학혁명은 이제 역사에서의 자리매김이 확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향토사학자).염무웅(문학평론가).이이화(사학자).한승헌(변호사)씨등을 공동대표로 한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단체협의회는 전적지순례.청소년백일장.우금치전투기념 평화행진.합동위령굿등 동학사상의 대중보급화에 주력하면서 이와 관련 된 공연.심포지엄을 민예총 주도로 펼칠 계획이다.
민예총은 6월중 동학관련 작품을 집중분석하는 문학및 음악 심포지엄을 잇따라 열고,8월과 9월에는 가극『금강』과 연극『갑오세 가보세』공연을 각각 예정하고 있다.
한편 역사문제연구소는 백주년기념사업단체협의회와 협의,KBS-TV가 기획중인 동학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하는 한편 3월중 예술의 전당에서「농민군 진혼 판소리」공연을 구상하고 있다.
〈李憲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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