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떠난 김대중씨 관심끄는 문화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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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金大中 前民主黨대표가 지난해 12월30일 호암아트홀에서 상영되는 영화『그섬에 가고 싶다』를 관람,높이 평가한데 이어 23일 저녁에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찾아 뮤지컬『아가씨와 건달들』공연을 본다.
金前대표는 대선패배 직후 영화『그대안의 블루』를 본 것을 시작으로 영화『서편제』,연극『사랑을 찾아서』『번지없는 주막』,창작판소리『밥』,金錦花 굿공연등 각종 공연관람을 즐기고 있다.정계은퇴후「통일연구」를「일터」로 삼은 반면 각종 공 연관람등 문화紀行을 취미로 삼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는 23일 부인 李姬鎬여사,洪思德.朴智元 전.현民主黨대변인,金玉斗.蔡映錫.朴光泰의원,薛勳부대변인등과 함께『아가씨와 건달들』을 관람하는데 최근 현역 정치인들에게「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부쩍 촉구하며 측근의원들을 공연관람에 대동하 고 있다.
金씨는『미국.영국.프랑스등과 같은 과학기술이 발전한 선진국은문화예술이 꽃피는 나라에서만 가능했다』며『예술이 융성해야 개인의 창의성과 창조적 능력이 계발될 수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있다. 그는『국제화.과학화가 성공하려면 창의성이 돋아나고 과학기술이 앞서나가야 되는만큼 정치인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정부측에 적극 촉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鄭東采비서실장이 전했다.그는 특히 의원 개개인에겐『정치라는 것이 삭막해지기 쉬운만큼 문화적 감각과 예술적 소양을 틈나는 대로 쌓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권유하고 있다.
金前대표의 문화紀行에 얽힌 얘기도 재미있다.
호암아트홀에서『그섬에 가고 싶다』를 보았던 金前대표는 바로 前回에 아들 盛瑾씨가 출연하는 이 영화를 보러왔던 故 文益煥목사와 만나 담소했고 그것이 故文목사와의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다. 『아가씨와 건달들』에 주인공 아들레이느役을 맡은 尹石花씨는 지난 대선 당시 金前대표측이 TV지원연설부탁을 추진했었던緣이 있다.당시「나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여자」라는 커피광고에 출연,인기를 끌던 尹씨가「金大中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는「뉴DJ플랜」에 딱 들어맞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공연에 함께 출연하는 孫淑씨 또한 DJ와는 서로 열렬한 팬으로 金씨가 一山으로 이사했을 때 그녀를 집들이에 초대했는가하면 孫씨는 DJ도쿄납치생환 20주년 기념식에서 기꺼이 사회를맡기도 했다.
당초 韓國的 情恨이 담긴 공연에 관심을 두었던 金前대표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이 공연에 관심을 돌리는 것도 孫씨가 金前대표를 개막공연에 초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金前대표가 관람했던 공연이 대부분 재미보자 그의 재단사무실에는 각종 공연초청권이 날아들고 영화감독이 직접 찾아와 초청하는 사례도 있어 흥미를 낳고 있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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