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인 워싱턴 전쟁상황 방불/심장마비·동사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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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상한파 계속/민간기업 휴업령·관광객 통제/도로마다 빙판길… 응급실 “만원”
【워싱턴 AP·로이터=연합】 최악의 한파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사회활동이 전면 마비,비상사태가 내려진 수도 워싱턴은 관공서 및 민간건물들이 당국의 절전호소에 부응,전등·난방기기를 끈데다 관광객의 진입을 일절 금지하고 있어 전쟁을 방불케하는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오하이오·인디애나·켄터키·웨스트 버지니아·펜실베니아주의 최저기온은 대부분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졌으며 미시간주 애머서시의 경우 최저기온이 영하 47도를 기록했다.
켈리 시장은 식품점·언론기관·병원·경찰서 등 꼭 필요한 기관만을 제외하고는 민간기업들이 20일중 휴무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명령을 발표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1천달러의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정부도 이날 비필수 공무원 36만2천명에게 집에서 쉬도록 명령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포드자동차 공장도 2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그밖의 5개주와 캐나다에 분산돼 있는 공장중 11개 공장도 조업중단에 들어갔다. 이번 혹한으로 인한 사망자 1백1명(20일 현재) 대부분은 빙판길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다.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한 여인은 영하 27도까지 내려간 혹한속에서 새에 먹이를 주기 위해 문밖으로 나갔다가 집 안팎의 온도차를 이기지 못하고 실신,1시간30분뒤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됐을 때는 이미 딱딱한 시체로 변해 있었다.
또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서는 스텔라 빌제리안(69)이라는 노파가 집문을 열려다 얼어붙은 자물쇠가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문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끝내 얼어죽었다. 그녀는 숨지기전 도저히 자물쇠를 열 수 없자 마지막으로 이웃집 문을 두드렸으나 그 집에는 사람이 있었는데도 불구,두려운 나머지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워싱턴 일원에서는 주요 도로가 대부분 빙판길로 변해 교통사고가 폭주하고 있으며 병원 응급실마다 길에서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환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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