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평상사 부도파문 확산/관련 금융기관 모두 6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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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예금조성 미끼로 자금마련 수법 쓴듯/장영자씨가 사위 김주승씨 어음 발행
장영자·이철희씨가 관련된 유평상사 어음부도 사건이 금융계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금융기관은 동화은행·대아상호신용금고·삼보상호신용금고외에 탤런트 김주승씨(장영자씨의 사위)의 주거래은행인 장기신용은행과 김씨의 어음에 배서했다는 모 증권사 임원,유평상사의 주거래인 서울신탁은행까지 합치면 여섯곳에 이른다.
○…금융계는 이번 사건이 은행에 예금을 몰아주고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다 쓰는 전형적인 에금조성 행위가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진단하고 있다. 즉 장씨가 재기하려고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을 조성해주고 현금을 가져다 썼다가 문제가 터진 것 같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동화은행 전 삼성동출장소장 장근복씨의 경우 장영자씨가 지난해 10월 1백억원의 예금을 조성해 주었으며,11월에 더 많은 예금을 주선해 준다고 하자 50억원의 융통어음에 은행의 직인까지 이용해 배서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어음상의 보증행위는 영동개발 사건이후 금지됐으며,은행이 기업이 발행한 어음에 대해 보증을 서려면 본점의 승인을 받아 별도의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 전 소장은 자의로 배서했다.
○…장근복씨가 배서해준 어음은 삼보신용금고에서 할인해 썼는데 삼보측은 동일인 대출한도(자기자본의 5%로 6억원 정도)의 아홉배에 이르는 큰 금액의 어음을 따져보지도 않고 쉽게 할인해 주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삼보의 정태광사장은 과거 서울투자금융(현 상업증권)에 있을때 장영자씨와 알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금융계는 장영자씨,장근복 전 출장소장,정태광 삼보신용금고 사장 등 3명이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김주승씨가 발행한 어음(42억5천만원)은 김씨가 장모인 장씨에게 자신이 경영하던 「이벤트 꼬레」란 법인 명의를 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해 4월 부산 범일동 소재 대지 2천평을 P화학에 2백30억원에 팔기로 했다가 10월 계약을 파기했으며 위약금으로 46억원을 배상하기 위해 이 어음을 발행했다. P화학은 장시가 여러차례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어음결제를 하지않자 은행에 돌려 김씨가 부도를 냈다.
장씨는 지난해 3월 가석방된뒤 청소년 휴양시설과 레저타운·골프장 등 새 사업을 구상해오다 사채업자에게서 빌린 30억원을 갚기 위해 범일동 땅을 팔기로 했으며 P화학으로부터 계약금으로 23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당은 조흥은행에 2백20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며 라이프주택과 국세청이 가압류한 상태여서 처분하기 어려운 상태다.<양재찬·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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