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젠.톨루엔 섞인 수돗물-안끓여 마시면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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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국민들에게 분노와 충격.배신감.불안을 안겨 준 수돗물속의 발암성 물질 벤젠과 유독물질 톨루엔은 과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朴鈗炘환경처장관이 낙동강 수돗물에서 벤젠.톨루엔이 검출된 사실을 발표하면서『끓여서 마시면 안전하다』고 밝혔으나 국민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 누구도 이를 잘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朴元勳박사(54.환경연구센터)는『다량의 벤젠과 톨루엔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면 신경계통에 치명적 손상을 주지만 수돗물을 끓여서 먹기만 하면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물에는 잘 녹지 않지만 대기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벤젠은 섭씨 80도에서,톨루엔은 섭씨 1백10도에서 증발하며 체내 축적이 안되고 금방 배설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런 수돗물을 얼리거나 냉각시켜 먹는 것은 피하는게 좋다고 밝히고 있다.
벤젠과 톨루엔은 보통기온에서도 공기와 접촉하면 증발하지만 수돗물을 냉각시킬 경우 증발할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독성물질이 다 그렇듯 벤젠 자체도 들어 있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을 주는 게 아니고 양이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결과 일반적 도시 주민의 경우연간 1백25㎎의 벤젠을 음식과 물을 통해 섭취하거나 공기를 통해 흡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조사에서 도시대기중에 벤젠은 90㎍/입방m,톨루엔은 110~150㎍/입방m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두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 속에서 벤젠과 톨루엔을 미량이나마 흡입 또는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업용 원료.공업용 용제.휘발유 첨가물등 주로 세가지 용도로사용되는 벤젠과 톨루엔은 공업용 원료로서의 용도가 매우 다양해염료.합성수지.합성세제.접착제.향료등의 제조에 쓰이며 톨루엔은벤젠보다 독성및 휘발성이 낮아 벤젠 대체품으 로 최근 사용량이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질검사 항목에서 제외돼 먹는 물에 의한 벤젠 피해 연구가 전혀 이뤄져 있지 않은 탓에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있으나 외국학계의 연구결과로는『벤젠이 0.01PPM 정도 들어있는 물을 매일 2ℓ씩 70년을 마시면 10만명중에 1명(일본연구는 2만명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朴박사는『정수장의 소독처리 과정에서 벤젠과 톨루엔이 염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이염화벤젠과 일.이염화톨루엔으로 바뀌면서 심한 악취가 날 수 있으나 염화벤젠과 염화톨루엔도 역시휘발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돗물을 끓여서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李哲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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