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학문학 재조명 학술대회 고전문학硏 이혜순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문학적 측면에서 볼때 동학혁명은 인간을 중시하는 근대문학의장을 여는 기점이 됐다고 봅니다.개화기의 義兵歌辭도 동학관련 歌辭가 이어진 것으로 결국 19세기말 개화기 근본사상의 밑바탕이 된 셈이지요.』 동학혁명 1백주년을 맞아「동학관계 문학의 재조명」을 주제로한 학술대회를 여는 한국고전문학연구회 李慧淳회장(52. 梨大 국문과 교수).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전북 남원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지금까지의 동학혁명이 주로 역사적 측면에서 고찰된 것에서 벗어나 고전문학(현대문학 이전의 문학)속에 나타난 동학을 처음 조명,관심을 끈다.
이번 발표회는 口碑문학.고소설.고시가.한문학등에서 형상화된 동학혁명의 사상과 모습을 조명해 보는 것으로「동학歌辭와 동학혁명과의 관계」(鄭在皓.高大교수),「동학농민전쟁의 추이와 口碑문학적 대응」(유영대.又石大교수)등의 발표와 토론이 있게된다.
李회장은 韓末의 시인인 黃玹이 쓴 漢詩(『梅泉集』수록)등 일부 작품에서는 동학혁명이 보수적 시각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대부분 문학에 투영된 동학사상은 백성이 중심을 이뤘으며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다고 전 했다.
이 대회를 준비해온 李회장은 이번에 농민봉기의 중심지인 전북古阜의 만석보터,김제군 조소마을에 있는 옛집,농민군의 최대 전승지인 전주성,농민 최초집결지인 백산성터등 동학혁명 유적지등을망라해 회원들이 여행하는 기회도 마련,동학혁명 에 대한 인식을새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0년 출범한 한국고전문학연구회는 현재 3백여명의 교수등 주로 학자들이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매월 월례발표회를 가져 새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일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연구회로 정평이 나있다.지난해부터 회장을 맡아온 李교수는 서울대 국문과를 나온후 미국 일리노이大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李회장은 서울 定都 6백년에 맞춰 조만간「고전문학속에 나타난서울」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마련할 예정이라는등 알찬 계획을 펴보였다.『비교문학』등의 저서.논문을 부지런히 발표해온 李회장은 한국최초의 여기자로 이름을 남긴 故 崔恩喜씨 의 딸(1남2녀중 막내)이기도 하다.
〈高惠蓮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