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상무 사표로 “일단수습”/힘겨루기 양상 포철 인사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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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 회장·조 사장 타협… 불씨는 남아
포철은 연초부터 불거진 임원인사 파란에 대한 여론과 정부의 눈길이 곱지 않자 주말인 8일 오후 서울사무소에서 정명식회장 주재로 임시이사회를 열고 수습성 인사조치를 했다.
지난 3일 정 회장 주도의 전격인사에서 미국 워싱턴사무소로 발령된 장중웅상무는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이날 이사회에서 수리됐다.
이사회는 이와함께 지난 3일에 했던 임원인사를 5일만에 일부 조정,김종진부사장과 이형팔전무가 맡기로 했던 비서·기업문화·경영구조개선 업무를 이구택 수출담당 전무에게 맡겼다. 이 업무는 장 상무가 맡고 있던 것이어서 이번 인사는 정 회장과 조말수사장이 일종의 「타협」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 회장은 새정부 출범후 포철 경영과 관련,조 사장 독주체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한 장 상무의 사표를 받는 대신 인사조치를 일부 번복하는 양보를 한 셈이다.
정 회장과 조 사장은 인사파란에 대한 여론의 방향이 의외로 커지자 함께 당황하게 됐고 화합된 모습을 보여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이사회에서 『그동안 본인이 정 회장을 잘못 보필한 탓으로 문제가 생겼다』며 『모두가 다시 화합해 포철 발전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포철측은 이사회가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기업 포철은 최고경영진이 얼마간의 상처를 입었고 파워게임은 계속 내연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부터 포철 회의실은 회장과 사장이 나란히 앉았던 좌석배치를 바꿔 회장만 한가운데 앉도록 조정했다. 정 회장이 회사 안팎의 일을 모두 주관하는 모습을 갖춘 것이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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