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이것이문제다>1.주먹구구식 관광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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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외래관광객 유치 4백50만명,외화수입 50억달러-.「한국방문의 해」1년을 앞두고 92년11월 정부가 발표한 목표다.
완벽한 외래객 수용태세 확립과 관광한국 이미지 확립을 호언하던 정부는 만 1년이 지난 작년11월 외화수입 목표를 슬며시 45억달러로 낮췄다.그리고 또다시 지난해 12월31일 관광객유치 목표를 4백만명으로 하향 조정했고 외화수입도 42억달러로 줄였다.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숫자놀음은 한심하기까지 하다.지난해 대전엑스포가 흑자로 발표됐다.총관람객이 목표치 1천만명을 초과,1천4백만명이나 됐고 2백54억원의 흑자를 냈다는 것이다.외래관광객은 전체의 4.8%인 67만4천여명으로 집계됐 다.
그러나 개최기간 3개월동안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9만명 증가에그쳤다. 그러면 우리나라 관광수치는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엿가락 늘어나듯 불어나고,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지기도 할까.바로 숫자 놀음이다.정확한 통계와 예측력보다「감」에서 오는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잠시 흑자가 나자 물쓰듯 돈쓰기정책을폈다.「해외여행이다」「보신관광이다」하며 마구 썼다.그리고 적자로 돌아섰다.그후 과소비론이 대두,나이트투어를 없앴다.골프장을단속했고 호텔 증축을 불허했다.결국「찾아오라」 해놓고 잠잘 곳,볼 것,돈쓸 곳이 없는 나라가 된 것이다.현재「아시아의 네마리 龍」중 한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국은 관광산업이 산업부문2~3위를 달리고 있다.
수년전 취재차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 관광청(STPB)의 한 직원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한국은 역시 대국입니다.산천이 수려하고 땅도 넓습니다.싱가포르는 땅이 좁아 흙을 사들이고 마실 물조차 없어 수입하고 있어요.무역이 1위이지만 세계 흐름을 탑니다.우리가 살아갈 길은오직 관광진흥 밖에 없습니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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