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프로야구리그 추진 현대 중심 물밑작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제9구단 창단에 실패한 현대는 프로야구에 뜻을 둔 5~6개 기업을 설득,2백억원을 아마지원기금으로 투자하는 한편 KBO에대항할 새로운 프로야구리그 창설을 서두른다.고교선수 스카우트 문제로 KBO와 결별을 선언한 대학및 고교야구 감독들은 신흥리그에만 선수들을 보내기로 결의,현 프로야구의 선수공급라인을 차단한다. 현대를 중심으로한 신흥리그는 당장 부족한 선수 TO를해결하기 위해 외국인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미국 프로야구 트리플A선수까지 스카우트할 수 있는 신흥리그는지금까지 지지부진한 플레이로 식상해온 프로야구 팬들의 열광적인성원을 받는다.이들은 단 1년만에 KBO리그의 인기를 압도,프로야구의 주인으로 탈바꿈한다.
가상의 시나리오.
최근 프로야구 일부에서 이같은 가상 시나리오를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리그 창설을 꿈꾸는 이유는▲아마와 프로의 갈등으로 대학감독들이 프로에 선수를 보내지 말자는 움직임을 보이고있고▲창단을 희망하는 현대에 대해 기존구단들이 가입금으로 5백억원을 요구하는등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현재의 프로야구가 야구팬들의 높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등 때문이다. 신흥리그 창설 문제는 현행 4강리그의 모순이 지적될 때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다.
8개구단을 2개 리그로 나누기가 곤란한데다 미국.일본의 경우도 자생적으로 상대리그가 창설돼 왔기 때문이다.
출범 13년을 맞는 프로야구는 4년째 현행 4강제도에 안주하고 있는등 매너리즘에 빠져있다.최근엔 구단이기주의에 빠져 전문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조차 여건상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폐기처분하기 일쑤다.
또 KBO나 구단에 전문가가 드물어 새로운 시도나 야구선진국의 발전모델연구등 의욕적인 행정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위기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구단들은 위기는 커녕 총재선출을 1년쯤 미루자며 느긋한 표정이다.
신흥리그 창설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는 안일에 빠져있는 구단들의안테나를 피해 스멀스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權五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