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형 잇는 문인가족 강세-올 신춘문예 당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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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7개 중앙종합일간지 94년도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을 통해 문인가족이 2가족 더 늘었다.또 2명의 기성시인.소설가가 신인소설가로 다시 출발했다.단편『떠 있는 섬』으로 中央日報에 당선된 辛相泰씨(45)는 소설가 辛相雄씨의 동생.그 리고 단편『붉은 닻』으로 서울신문에 당선된 한강현씨(24)는 소설가 韓勝源씨의 딸이다.
『떠 있는 섬』은 미국 소수민족 사회에서의 인종갈등을 다루면서 그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작품.한국인 상점에서 일하는 흑인도냐와 교포 양자등 두 처녀를 내세워 韓黑 양쪽 시각에서 갈등의 뿌리를 파고들며 인종간의 이해와 사랑을 그리 고 있다.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인종문제와 같은 복잡한 현실을 생생한문체와 깊이 있는 문제의식으로 속도감 있게 그렸다』며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85년 미국으로 이주한 辛씨는 현재 현대종합상사 뉴욕법인에서일하고 있다.형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소설습작을 해온 辛씨는 74년 中央日報 신춘문예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는데 20년만에 그 꿈을 이뤄 문단에 형제소설가가 새로 나 오게 됐다.현재 문단에서는 金源一.源祐씨,李炫.文烈씨, 시인 金東煥과 소설가 崔貞熙 사이에 태어난 金采原.知原씨가 형제.자매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韓씨의『붉은 닻』은 무능력하게 살다 실종된 가장을 둔 한 가족의 심리를 시적으로 다루고 있다.육체의 병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형제간의 갈등,그리고 실종된 아버지 대신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통해 화해의 전망을 갖게하 는 이 작품을 심사위원들은『정황의 서정성은 아름답지만 이야기의 구체성은 모호하다』고 평했다.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아버지로부터 문학하는 분위기를 배웠다』는 韓씨는『문학과사회』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시단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한편 시인 金勝熙씨(42)는 단편『산타페로 가는 사람』이 東亞日報에 당선,신인소설가로 얼굴을 다시 들이밀어 문단을 당혹케했다.73년 京鄕新聞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문단에 나온 金씨는『태양미사』『왼손을 위한 협주곡』등의 시집과 산문집등을 펴내며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문단의 중견.金씨가 시인에서 소설가로새로 데뷔한 것과는 달리 단편『사막의 꿈』으로 한국일보에 당선된 김재찬씨(34)는 소설가에서 소설가로 다시 나온 경우다.김씨는 87년『문학정신』장편소설 공 모에『비어있는 오후』가 당선돼 뇌성마비의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라는 화려한 각광을 받고 문단에 나왔었다.
『작품을 써놓고도 발표할 지면이 없어 신춘문예를 통해 발표할수밖에 없었다』는 金씨는 그러나『기성문인으로서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털어놓고 있다.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얼굴을 다시 내미는 것은 그를 데뷔시킨 문예지의 권위를 완전히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정끝별.차창룡씨가 東亞日報와 세계일보 평론부문,91년한국일보 단편소설부문에 당선된 지명제씨가 東亞日報 중편부문으로다시 나왔다.
〈李京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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