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특사교환 시기 유동적/북한핵 해결과 남북대화 수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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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미 3단계회담때 「명기」 추진/월말 남북 실무접촉 재개될듯/핵투명성은 4단계회담 가야 구체논의
북한이 다음주중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사찰 협상을 재개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북한­미국간의 3단계 회담 개최가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이에따라 정부는 그간 뉴욕의 북­미접촉 결과를 분석하고 3단계 회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내주중 사찰협상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IAEA 사찰협상 ▲북­미 뉴욕 최종 실무접촉 ▲IAEA 사찰팀 입북 ▲한미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및 3단계 회담 일정 제시 ▲IAEA의 핵사찰과 남북실무접촉 동시진행 ▲북­미 3단계 회담 등의 수순으로 일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주중 사찰협상이 시작돼 늦어도 이달말께 남북한 실무접촉이 재개되고,2월말 이전에는 3단계 회담이 열려 핵문제 해결이 본격 논의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여기에서의 문제는 한국정부가 3단계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못박아 놓은 남북한 특사교환의 성사 여부 및 그 시기다.
정부는 이달말 북­미 실무접촉에서 마련할 3단계 회담 합의문에 「특사교환」을 회담 개최의 전제로 명기되도록 추진중이다.
남북대화에 소극적 입장을 지켜온 북한이 이 요구에 응할지 미지수다.
북한이 미국과의 최종 접촉에서 다른 트집을 잡아 3단계 회담 이전 특사교환에 응할 수 없다고 발뺌하면 북한의 핵안전조치 연속성 확보가 최대 관심사인 미국이 흔들릴 수 있고 따라서 한국의 입지도 좁아질 소지가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3단계 회담을 위해서는 남북대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한국 관리들은 『북한이 한국의 특사교환 요구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는 것이 이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남북한 특사교환이 3단계 회담 이전에 성사된다고 예단하기는 이르다.
현재 한국정부는 3단계 회담을 앞두고 두가지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하나는 북­IAEA의 사찰방법·시기 등과 관련한 협상시작이 핵문제 해결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IAEA사찰이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고 보고 그간의 뉴욕 실무접촉의 의미를 축소하는 일부 여론이다.
○두가지 고민 빠져
정부는 북한이 7개 핵시설 사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지만 사찰협의가 곧 바로 북한핵의 궁극적인 해결로 이어지는 수순이 아니라 북한핵 해결을 위한 3단계 회담 준비과정에 불과하고 3단계 회담에서 비로소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IAEA 사찰이 1회에 그칠 것인지는 3단계 회담에서 특별사찰 등 모든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그동안 진행된 일련의 과정은 전체적 흐름의 한 시작이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과의 핵협상이 올해 내내,혹은 더 오래 진행되는 「장기 레이스」로 봐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일련의 북­미 협상을 통해 대북 임시 및 통상사찰이 실현되고 3단계 회담에서 일반사찰을 받아들이도록 하며 4단계 회담에 가서야 핵투명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 있는 특별사찰과 남북한 상호사찰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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